“저소득 가정 어린이 환자에 희망 주고파…”
박만일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장 부산대어린이병원 후원회 이끌어
사람들은 서린건설 박만일(67) 회장을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장으로 주로 기억한다. 지난해 6월부터 협회를 이끌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남들이 잘 모르는 직함이 있다. 바로 부산대어린이병원 후원회장이다. 이 후원회가 생긴 것이 2014년 11월인데, 박 회장은 그때부터 6년째 회장을 맡고 있다. 임기 2년에, 3연임 중인 것이다. 최근 서면의 커피숍에서 그를 만나 후원회 이야기를 들어봤다.
“병원 의사와 제 지인이 서로 아는데, 그 지인을 통해 소식을 들었습니다.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고 나아가 생명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뜻에 동참하게 된 것이지요.” 후원 대상은 심장병, 백혈병, 소아암 등 중증·희소질환을 앓는 저소득층 어린이다.
236명 후원… 국내 41·외국인 3명 치료
“재원 부족으로 환아 발굴 어려워
십시일반 뜻 모아 자발적 동참 기대”
양산부산대병원에 있는 어린이병원은 서울대병원에 이어 국내 두 번째 국립대 어린이병원이다. 그동안 후원회를 통해 치료받은 어린이는 모두 44명. 거기에는 캄보디아와 몽골 어린이 3명도 들어 있다.
박 회장이 가장 보람을 느낀 것은 캄보디아 어린이가 치료를 받았을 때라고 했다. “폐동맥이 없어 핏기 없이 얼굴이 파랗던 아이가 인공 혈관 수술을 받고는 젖병이 깨질 듯이 빨아먹는 것을 보고 너무 기뻤습니다. 6개월 뒤 죽을지 모른다던 아이 부모도 마치 하느님을 만난 것처럼 기뻐하더라고요.” 2017년부터 매년 외국인도 1명씩 대상이다.
후원회에는 9억 1500만 원(2019년 결산 기준)이 적립돼 있고, 박 회장도 매년 1000만 원씩 내놓는다. “회원분들이 1만~2만 원부터 해서 다양하게 후원해 매년 2억 원 남짓 적립됩니다. 중요한 것은 금액의 많고적음이 아니라 십시일반으로 좋은 뜻을 모으는 것이겠지요.” 올해는 2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금액으로 치면 6000만 원 정도다.
지난해 9월 부산대어린이병원 안에 국내 1호 RMHC하우스(Ronald McDonald House Charities Korea)가 문을 열었다. 중증 질환으로 장기간 입원치료가 필요한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쉼터다. 후원회에서는 그 운영비도 지원한다.
아쉬움도 있다. 재원이 부족해 좋은 취지를 더 확산시키지 못한다는 점이다. 어린이병원 측에 따르면 그동안 모두 236명이 정기·비정기적으로 후원을 했다. 여기에는 단체도 있고, 병원 임직원도 있다. “기금이 적어 지원받을 어린이를 적극 발굴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난치병을 치료하려면 의료진 교육도 필수적입니다. 재원이 넉넉해야 가능한 일이지요.”
나눔에 대한 박 회장의 뜻은 회사 이름에도 숨어 있다. 박 회장은 “서린은 상서로울 서(瑞), 이웃 린(隣)”이라며 “쉽게 말해 이웃과 잘 지내자는 뜻”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건설협회장 자리를 후원과 연계시키는 것을 꺼려했다. “협회장을 하면서 굳이 후원회를 키우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후원 또는 지원 문의 055-360-3402.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김마선 기자 m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