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김예지 당선인 안내견 '조이', 국회출입 허용될 듯
시각장애 피아니스트인 미래한국당 김예지 후보의 안내견 조이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선거대책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이자 미래한국당 비례대표인 김예지 당선인의 안내견 조이의 국회 출입이 허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김예지 당선자 안내견 '조이' 국회 출입 허용한다]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회 관계자는 안내견의 국회 출입 허용에 대해 "과거 안내견 출입을 불허한 사례가 있었다곤 하지만 세상이 변하지 않았느냐"며 "문희상 국회의장의 결심만 남은 상태"라고 전했다.
국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는 "이 사안에 대해 월요일(20일)에 좀 더 논의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사무처는 안내견 출입을 막을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했으나 아직 21대 국회가 개원하지 않은 만큼 시간을 두고 김 당선인 측과 계속 협의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는 본회의장과 상임위원회 회의장 등에 대해 관례적으로 안내견의 출입을 막아왔다.
앞서 2004년 17대 총선때 당선된 첫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인 정화원 전 한나라당 의원이 당시 안내견과 함께 본회의장에 입장을 시도했다가 국회 측의 부정적 반응에 안내견 대신 보좌관이나 비서관의 도움을 받은 바 있다.
안내견 조이와 함께 선거대책회의 참석하는 김예지. 연합뉴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17일 김 당선인의 안내견 출입에 대해 "동물의 회의장 출입과 관련한 명시적인 조항은 없으나, 국회법상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회의장에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을 반입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내견을 동반하고 의정활동을 하는 사례에 대해서 검토해볼 것"이라며 "해외 사례도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단순히 안내견의 출입 문제가 아니라 본회의장에서 김 당선인이 발언과 토론, 표결 등 활동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당선인 본인이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직접 협의해볼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이후 18일 김 당선인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눈이자, 동반 생명체 역할을 하는 존재이지 국회법에 명기된 '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이 아니다"며 "안내견의 국회 본회의장 입장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담당 부서로부터 '조이 출입은 당연하고, 어떻게 더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회사무처는 김 당선인 안내견의 국회 본회의장 출입을 보장해야 한다"며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이 비장애인 의원과 동등한 권한을 행사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고민할 일이 아니다. 국회는 성스러운 곳도, 속된 곳도 아니고 그냥 다수가 모인 곳일 뿐"이라며 "당연히 안내견의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수진 당선인은 19일 페이스북에서 "안내견은 시각 장애인들의 눈이자 발이다. 동반자다. 어디를 가던 함께 있어야 한다"며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검토'라는 말 자체가 나오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물 없는 환경'을 만드는데 국회도 예외일 수 없다. 어느 곳보다 '장애물 없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 서야 할 곳이 국회"라며 "동물 국회는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것이다. 안내견 '조이'는 오히려 사람을 도와 '사람 국회'를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안내견의 국회 출입 보장을 촉구하는 논평을 낸 정의당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원 대표는 "당 대표로 정의당과 심상정 대표에게 감사드린다"며 "국민의 대표기관이며 모든 국민의 권리를 지켜줘야 할 국회에서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 오히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부터 장애인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를 시작하는 것부터 장애인을 위한 정책발굴을 발전 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달여 동안 선거 캠페인 기간과 각종 회의에서 지켜본 안내견 조이는 회의 운영에 전혀 장애가 되지 않았다"며 "내일이 장애인의 날 입니다. 21대 국회에서 미래한국당은 신체적 장애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