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낙동강 1만㎞ 논스톱 비행 큰뒷부리도요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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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재연된 ‘위대한 비행’

습지와새들의친구가 지난 25일 부산 낙동강 하구 문화재보호구역에서 발견한 큰뒷부리도요. 습지와새들의친구 제공 습지와새들의친구가 지난 25일 부산 낙동강 하구 문화재보호구역에서 발견한 큰뒷부리도요. 습지와새들의친구 제공

뉴질랜드에서 1만km 이상 비행한 ‘큰뒷부리도요’가 부산 낙동강 하구에서 발견됐다. 큰뒷부리도요 특성상 밤낮으로 쉼 없이 날갯짓을 하며 부산까지 쉬지 않고 날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뉴질랜드에서 낙동강 하구를 찾은 큰뒷부리도요가 포착된 것은 9년 만이다.

부산 환경단체 ‘습지와새들의친구’는 뉴질랜드에서 날아온 큰뒷부리도요를 지난 25일 부산 낙동강 하구 문화재보호구역에서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평균 몸길이 39㎝에 위로 굽은 긴 부리가 특징인 대형 도요새인 큰뒷부리도요는 위성 추적 결과 1만km 이상을 멈추지 않고 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적색자료목록에 멸종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준위협종(NT·Near Threatened)에 분류돼 있다.

이번에 관찰된 큰뒷부리도요는 뉴질랜드에서 날아온 개체로 추정된다. 오른쪽 다리에 ‘ZKV’라고 쓰인 흰색 식별표가 달린 채 발견됐는데 철새 이동 연구에서 뉴질랜드가 사용하는 색깔이 흰색이다. 박중록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은 “1만km 이상을 쉬지 않고 날아오면 몸무게가 반 이상 줄어든다”며 “갯지렁이 등을 먹어 살을 찌운 뒤 알래스카로 날아가 번식을 하고,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서 낙동강 하구까지 날아온 큰뒷부리도요가 포착된 것은 9년 만이다. 박 운영위원장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연속 발견된 얄비(4YRBY) 이후 뉴질랜드에서 낙동강하구까지 날아온 큰뒷부리도요가 관찰된 기록은 없다”며 “당시 많은 관심을 받은 얄비의 이야기는 ‘위대한 비행’이라는 영화로 다뤄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뉴질랜드에서 온 반가운 손님이 발견됐지만, 낙동강 하구를 찾는 큰뒷부리도요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운영위원장은 “2000년대 초반에는 250마리 이상이 발견됐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18마리만 관찰됐다”며 “다른 지역에서 날아오는 큰뒷부리도요도 줄어드는 추세라 개발 위협에 놓인 낙동강 하구를 보호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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