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추행 사퇴’ 오거돈 전 부산시장 거제도에서 발견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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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기자의 질문에 황급히 발길을 재촉하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부산일보 기자의 질문에 황급히 발길을 재촉하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종적을 감춘 지 12일 만에 경남 거제도에 있는 펜션에서 <부산일보> 취재진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오 전 시장은 성추행, 불법 청탁, 정무 라인 개입 등에 대한 진실을 밝히지 않은 채 기자를 피해 도망치듯 줄행랑쳤다. 각종 의혹을 외면한 채 숨기에만 급급한 오 전 시장의 무책임한 태도에 비난이 일고 있다.

<부산일보> 취재진은 4일 오후 3시 20분께 거제시 남부면 해금강 유람선 매표소 옆 4층 규모의 A 펜션에서 오 전 시장을 발견했다.

취재진은 그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오 전 시장의 행적과 관련한 정보를 입수해 유력 은신처를 찾아냈다.

발견 당시, 오 전 시장은 펜션 로비 한쪽에 있는 소파에 누워 있었다. 오 전 시장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회색 후드 티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오 전 시장은 인기척을 느끼자 곧바로 검은색 선 캡을 착용한 후 펜션 밖으로 나갔다.

“시장님 맞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 전 시장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발길만 재촉했다.

성추행, 수습 과정에서의 불법 청탁, 정무 라인 개입 등 각종 의혹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오 전 시장은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는 답을 남기고 검은색 승용차에 몸을 싣고 떠나버렸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 펜션은 오 전 시장과 친한 지인의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펜션의 소유주는 거제도 출신의 성공한 사업가로 경남 지역에 펜션을 여러 곳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사퇴 직후 거가대교 휴게소에서 발견된 점으로 미뤄, 종적을 감춘 이후 이 펜션에서 머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은신처가 드러난 만큼, 오 전 시장은 경남의 다른 펜션으로 은신처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이 각종 의혹에는 ‘나 몰라라’한 채 휴양지에서 숨어 지내는 모습이 드러나자, 시민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분노를 터트렸다.

조 모(72·남구) 씨는 “정말 어이가 없다. 피해자는 고통스럽게 지내고 있고 시민들은 바닥에 떨어진 체면에 부끄러워하고 있다”며 “이를 책임져야 할 가해자이자 피의자인 오 전 시장이 거제도에서 유유자적 한가롭게 지내고 있다는 게 말이나 되냐”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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