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 테크] 인콘트로
봉제선 없는 쿨토시 히트 비결은 ‘튀는 아이디어’
인콘트로 박기용 대표가 지난달 28일 부산 중구 인콘트로 본사에서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써보니까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게 바로 이 제품입니다.”
인콘트로 박기용 대표는 인터뷰 내내 이 같은 대화 패턴을 보였다. 인콘트로가 다양한 아이디어 용품을 만드는 회사라는 말이 이해됐다. 그의 말처럼 인콘트로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기업이다. 인콘트로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새로운 꿈과 시간, 그리고 세상과의 만남을 뜻한다.
김서림 때문에 불편한 ‘넥워머’
기능성 소재로 새 상품 만들어
다양한 기능 갖춘 스포츠용품
온라인 마켓서 가성비 최고
직원들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제품 사용 중 불편·단점 해소
■봉제선 없는 쿨토시 원조
아이디어가 강점이라고 설명하는 박 대표의 말처럼 다양한 히트상품이 인콘트로에서 시작됐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자외선이 강해지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아이템 중 하나가 쿨토시다.
쿨토시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봉제선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다. 처음 나온 쿨토시는 모두 봉제선이 있었다. 봉제선이 있는 쿨토시는 탄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하루종일 팔에 끼고 있기는 부담스럽다. 박 대표는 봉제선이 있는 쿨토시에 대한 불편을 들으며 ‘스타킹’을 떠올렸다. 종아리나 팔뚝이나 큰 차이가 없는데 여성들이 신는 스타킹은 봉제선이 없어도 되고 왜 쿨토시만 봉제선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박 대표는 스타킹 제조업체를 찾아가 물어 결국 봉제선이 없는 쿨토시를 탄생시켰다. 봉제선이 없는 인콘트로의 쿨토시는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모으며 쿨토시 검색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여름은 스타킹 생산업체들의 비수기인데 쿨토시 덕에 비수기가 없어졌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며 “여름에는 스타킹 설비가 여유가 있으니 충분히 물량을 감당하고도 남았다”고 말했다.
봉제선이 없는 쿨토시도 단점이 있었다. 스타킹에 올이 나가면 죽 풀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박 대표는 이를 소재로 해결해냈다. 박 대표는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다 보니 여러 장단점을 알게 됐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도 다른 라인업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콘트로의 또 다른 히트상품은 김서림 방지 넥워머다. 박 대표는 평소 안경을 착용하는데 시중에 있는 넥워머를 착용하자 안경에 서리는 김 때문에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특히 조깅이라도 하면 그 불편은 말로 못했다.
박 대표는 보온이 유지되면서 통풍이 되는 기능성 소재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외에도 땀에 젖어도 무겁지 않는 헤어밴드 등도 인콘트로의 자랑이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수 많은 히트상품을 가진 인콘트로는 이를 통해 특허와 실용신안이 20개도 넘는다.
■좀 아는 사람들의 제품으로
인콘트로는 1972년 동산장갑이 모태다. 2003년 인콘트로라는 독자 브랜드를 만들기까지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그런데 자신들이 만든 장갑이 브랜드에 납품된 뒤 고가에 팔리는 것을 보고 놀랐단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 내놓은 브랜드가 인콘트로다. 그의 바람대로 지금은 온라인 마켓에서 인콘트로는 좀 아는 사람들의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박 대표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스포츠용품은 너무 비싸 사람들이 쉽게 사기 어렵다”며 “스포츠용품을 더 편하게 만나실 수 있게 만들고자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 중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한다’는 모토는 인콘트로의 자랑이자 유통채널에서 먼저 찾아와 물건을 부탁하는 이유가 됐다. 많은 브랜드도 인콘트로에게 로열티를 지급하고 제품을 만든다. 박 대표는 “우리는 대규모 R&D부서를 만드는 것보다 애사심 있는 직원들이 다양한 제품을 사용 중 불편함을 발견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다 보니 히트작이 나오더라”며 “불편함을 해결해줄 여러 네트워크과 경험이 있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애사심있는 직원을 뽑기 위한 인콘트로의 인사시스템은 재미 있다. 신입사원을 뽑을 때 대표의 권한이 없다. 같이 일해야 할 부서원들이 직접 면접에 들어가서 사람을 뽑는다. 대표와 맞는 사람이 아니라 직원들이 편하고 맞는 사람과 일해야 아이디어가 쏟아진다는 박 대표의 신념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인콘트로의 비정규직을 아예 없앴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는 삶의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이유다. 박 대표는 “결국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와야 하는데 그 기본은 사람”이라며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인콘트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