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있어도 이틀 등교했다, 허술한 코로나 매뉴얼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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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비상

30일 부산 금정구 내성고에서 방역 요원들이 교실을 소독하고 있다. 내성고 3학년 한 명이 29일 오후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 30일 부산 금정구 내성고에서 방역 요원들이 교실을 소독하고 있다. 내성고 3학년 한 명이 29일 오후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부산에서도 등교 후 첫 고3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29일 busan.com 등 보도) 교육당국과 각 가정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 학생의 ‘감염 경로’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지역 사회 ‘조용한 전파’ 우려가 나온다. GPS 분석 등을 통해서도 끝내 감염 경로가 나오지 않으면, 등교나 학교 방역, 진단 형태 등 방역정책 전반에 관한 수정이 불가피하다.

부산시교육청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6시 30분께 부산 금정구 내성고 3학년 A 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시교육청은 해당 학교 학생과 교직원 전원을 자가격리 조치했고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 학교 소독을 진행했다. 내성고 3학년의 경우 1일부터 12일까지 2주간 등교하지 않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1, 2학년도 원격수업으로 전환하지만 수업 기간은 협의 중에 있다.


부산 금정구 내성고 3학년

경미한 증상에 이비인후과행

상태 호전되자 등교 29일 확진

선별진료소 검사 의무화 필요


검사 뒤 PC방 6시간 머물러

자가격리 수칙 교육 강화해야


A 학생 확진 판정 이후 주말 사이 맘카페와 SNS 등에는 불안을 호소하는 학부모들의 글이 줄을 이었다. 또 시청과 교육청으로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인근 학교들도 접촉자가 있고 등·하교 동선이 겹칠 수 있는 만큼 등교중지 조치를 취해 달라” “내성고 학생과 교직원 전체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해 달라” 등이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보건당국이 파악한 밀접접촉자는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고, 음성이라도 자가격리 대상이라 학교에 갈 수 없기 때문에 인근 학교로까지 등교 중지를 확대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본다”면서 “학부모들이 동요하지 않아야 학생들도 불안감 없이 학교에 갈 수 있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31일 현재까지 내성고 학교 내 감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추가 확진자가 없어 내성고 구성원 전체에 대한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행 교육부 매뉴얼은 허술한 부분이 많아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인다. A 학생의 경우 지난달 27일 경미한 감기 증상이 있자 등교를 하지 않고 선별진료소가 아닌 이비인후과로 갔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인후염 진단을 내렸고 A 학생은 28일 다시 상태가 호전되자 등교했다. 등교 이틀째인 지난달 29일에야 복통과 설사 증상을 호소하며 선별진료소로 갔고 결국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증상이 있은 후 이틀간 등교를 한 셈이어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관련 증상을 보이는 학생의 경우 무조건 선별진료소로 가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교육부 매뉴얼상으로는 등교 전 학생이 나이스 자가진단을 하고, 관련 증상이 있을 때는 선별진료소로 가도록 학교가 ‘권고’만 할 수 있다.

정동식 동아대병원 감염관리실장은 “우선 부산만이라도 의사협회와 부산시, 교육청이 협의해 증상 있는 등교 학생은 무조건 선별진료소로 보내도록 하고, 이에 앞서 증상 발현 시 선별진료소로 가는 데 동의한 학생만 등교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내성고 A 학생 사례 이후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을 때와 검진 후 행동 수칙에 대한 교육이 더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A 학생의 경우 첫 증상이 있었던 날부터 수시로 PC방에 드나들었고 심지어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에도 6시간가량을 PC방에 머물렀다.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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