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벽·CCTV·펜스까지… 6세 아동 사망 스쿨존 바뀐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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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은 18일 부산 해운대구 반산초등학교 스쿨존 교통 사망사고와 관련한 사고 예방 대책을 수립했다. 사고 현장에는 숨진 아동을 추모하는 국화꽃과 추모글, 과자, 장난감 등이 놓여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경찰청은 18일 부산 해운대구 반산초등학교 스쿨존 교통 사망사고와 관련한 사고 예방 대책을 수립했다. 사고 현장에는 숨진 아동을 추모하는 국화꽃과 추모글, 과자, 장난감 등이 놓여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민식이법’ 시행 이후 부산에서 발생한 첫 스쿨존 교통 사망 사고(부산일보 지난 16일 자 11면 등 보도) 재발을 막기 위해 이 스쿨존 내 도로와 보행로 사이에 콘크리트 방호벽이 설치되고 내리막길 불법 좌회전 등을 막기 위한 시설도 들어선다. 그러나 사고가 터진 이후에야 대책이 마련되면서, 일부 시민은 늑장 대처에 분노를 나타냈다.

18일 부산경찰청은 “지난 15일 해운대구 재송동 반산초등학교 정문 근처에서 발생한 스쿨존 교통 사망사고와 관련한 사고 예방 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경찰. 반산초등 앞 특별 안전대책

불법 좌회전·중앙선 침범 차단

과속방지턱·속도알리미도 설치

사망사고 이후에야 대책 마련

“소 잃고 외양간 고치나” 비난도


우선 스쿨존 보행로와 차도 사이에 ‘강성 방호 울타리(콘크리트 방호벽 등)’가 설치된다. 이 울타리는 차량의 급발진, 차 대 차 사고로 인한 2차 사고 등으로 차가 보행로로 돌진하는 것을 막아내는 역할을 한다. 기존 스쿨존 안전펜스는 차량을 막아 내는 목적이 아니라, 보행자가 차도로 넘어갈 수 없도록 하는 역할에 그쳤다.

또 경찰은 ‘차 대 차’ 1차 사고가 발생한 반산초등 인근 내리막길 중앙선에 시선 유도봉을 설치한다. 이번 스쿨존 보행로 돌진 사고 직전 발생한 1차 사고의 원인으로 꼽히는 중앙선 침범과 불법 좌회전을 막기 위해서다. 또 내리막길에 과속 등을 차단하기 위한 단속카메라를 설치하고 인근 과속방지턱 정비 작업도 거칠 예정이다.

이밖에 △실시간 차량 속도를 알려주는 속도알리미 설치 △미끄럼방지 작업 등 도로 포장 정비 △보행로 펜스 인근 볼라드(말뚝) 설치 △반산초등 정문 앞 횡단보도 개선 △보행자 펜스 추가 설치 등의 대책이 도입된다.

또 경찰은 등하교 시간 반산초등 인근에 경찰관과 사회복무요원, 학교지킴이 등을 집중 배치해 안전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운대구도 경찰, 유관기관과 협의해 후속 교통 안전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경찰은 부산 전체 스쿨존 898곳에 대해 특별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스쿨존 보행 환경을 점검하고 문제점이 있으면, 대책을 마련해 어린이 보행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사고 직후 이 같은 안전 대책이 쏟아지자 시민들은 ‘관할 기관들이 이제야 움직이기 시작한다’며 비난했다. 특히 유사 교통사고가 반복된 지역임에도 대책을 미리 만들지 않은 경찰과 관할 지자체에 대해 ‘직무 유기’라고 비난했다.

해운대구 재송동 주민 정 모(36·여) 씨는 “6세 어린이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후에야 안전 대책이 쏟아져 가슴이 아프다. 꼭 큰 사고가 발생해야 기관에서 움직이는 것”이냐며 “사고가 반복된 곳에 제때 안전 조치를 하지 않다가 사고 뒤 이뤄져 허탈하다. 다른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끔 확실한 안전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스쿨존의 교통 환경 대책 수립으로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민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스쿨존 사고 운전자들에 대해서는 쌍방 진술 등을 토대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태로, 이들에 대한 추가 조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오후 3시 30분께 반산초등 스쿨존 도로에서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 2명에 대한 경찰 2차 조사가 마무리 됐다. 현재 이들에게 민식이법 적용은 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전문가들과 민식이법 적용 여부를 검토 중으로, 국과수로부터 차량 속도, 제동 여부 등에 대한 결과를 받는 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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