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문화재청 심사 재도전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반구대 암각화가 새겨진 바위 부분. 부산일보DB 반구대 암각화가 새겨진 바위 부분. 부산일보DB

울산시가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선결 과제인 문화재청 우선등재목록 지정에 다시 도전한다.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오른 반구대 암각화가 세계유산으로 정식 지정되려면 국내 관문인 문화재청 심사부터 통과해야 한다. 반구대 암각화가 지닌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비롯해 암각화 보존책에 대한 구체적 입증이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울산시는 이달 말 문화재청에 ‘대곡천 암각화군’의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 선정 안건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시는 2011년과 2015년에도 반구대 암각화를 대상으로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도전했지만, 암각화 보존책과 문화재적 가치 정립 미비 등으로 ‘미선정’됐다. 지난해 12월 세 번째 신청서를 넣었으나, 올해 1, 2월 이뤄진 문화재청 심의에서도 연거푸 ‘보류’ 판정을 받았다. 탈락을 의미하는 ‘미선정’이 아니어서, 이번이 3차 연장전인 셈이다.


2010년 잠정목록 오른 지 10년

세계유산 정식 지정되려면

문화재청 우선등재목록 선정돼야


2011년 2015년 두 차례 탈락

올해 초 심의에서는 보류 판정

울산시 “이달 중 재심의 요청”


대곡천 암각화군은 반구대 암각화와 국보 제147호 천전리 각석, 반구대 명승지 등을 두루 포함한다. 문화재위원회는 앞서 두 차례 심사에서 “반구대 암각화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와 고래사냥 그림인지, 소속 시대(신석기~청동기)가 신뢰할만한 논증 과정을 거치고 합의를 이룬 사항인지 보완 설명이 필요하다”며 “사연댐으로 인한 (반구대 암각화) 침수 훼손에 대한 구체화된 방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울산시는 이에 따라 세계유산 지정 기준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를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각종 연구성과를 집대성해 위원회 설득 준비를 마친 상태다. 또 반구대 명승지 요소에 포함된 반구서원 등 조선시대 역사는 제외하고,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연결고리가 되는 신석기시대에 집중해 성공 전략을 새로 짰다. 시 관계자는 “지난 5개월간 문화재위원회 보완 사항을 충족하는 데 집중했고 조만간 자문위원회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확정, 문화재청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구대 암각화는 대곡천변 깎아지른 절벽에 선사인들이 고래와 거북, 사슴을 비롯해 다양한 동물과 수렵· 어로 모습을 너비 10m, 높이 4m 크기 바위에 새긴 세계 최고(最古)의 포경 유적으로 꼽힌다. 암각화는 사연댐에서 상류로 4.6㎞ 떨어진 자리에 있는데, 댐 수위가 53m(만수위 60m)를 넘으면 물에 잠기기 일쑤여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4일 내린 폭우 때도 반구대 암각화 하단부가 침수됐다. 정부와 울산시는 반구대 암각화와 그 주변에 인위적 구조물의 설치 없이 사연댐 수위를 낮추고 청도 운문댐 물을 울산에 공급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