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금 아니면 못 사” 해수동남 집값 불붙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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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수영·동래·남구>

부산 수영구 황령산에서 바라본 해운대와 광안리 일대. 부산일보DB 부산 수영구 황령산에서 바라본 해운대와 광안리 일대. 부산일보DB

정부의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에도 해·수·동·남(해운대 수영 동래 남구)의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보유는 물론 취득, 처분 등 주택 거래 전반에 걸친 전례 없는 세 부담을 통해 다주택자들을 압박하겠다는 정책 의도와 달리 ‘지금 아니면 절대로 못 산다’는 위기감만 키우면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위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부산 최대 재건축 단지인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는 7·10 대책 이후 되레 매수세가 강해지는 모양새다. 다주택자와 서울 등 외지 투자자 비중이 높은 이 아파트는 당초 정부 규제에 부담을 느낀 소유주들이 앞다퉈 급매물을 쏟아 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7·10 대책 발표 사흘 뒤인 지난 13일 13억 원에 팔리면서 신고가 행진을 이어 갔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 사이에 ‘지금 팔면 나중에 다시 사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고, 서울 등 외지 소유주들 역시 털고 나가도 마땅한 대체 투자처가 없다는 생각에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며 “오히려 지금 못 사면 취득세 중과를 못 면한다는 조바심에 매수 대기자들만 몸이 달아 있다”고 말했다.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일주일

부산도 ‘똘똘한 한 채’로 매수세


삼익비치 84㎡ 13억 원 ‘최고가’

수영 0.3% 해운대 0.22% 올라

서부산·원도심 약세 ‘초양극화’


부산 최고가 아파트인 해운대 엘시티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해운대구의 한 중개사는 “RR(로얄동 로얄층) 75평의 경우 최근 호가가 35억 원까지 나올 만큼 가격이 요지부동”이라며 “자산가들이 많은 데다 올 들어 집값이 수억 원씩 뛴 만큼 보유세 중과세 방침에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수·남의 소위 ‘대장주 아파트’들이 정부 대책에 별반 영향 없이 매매가가 치솟는 ‘불장’을 연출하고 있다

7·10 대책의 영향이 반영된 한국감정원의 ‘7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에 따르면 부산은 이번에 0.12%가 올라 올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영구와 해운대구가 각각 0.30%와 0.22% 올라 가격 상승을 주도했고, 범천동 철도차량정비단 이전 호재 등으로 부산진구(0.33%)도 많이 올랐다.

반면 서부산과 원도심 대부분 지역은 보합세에 머무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부동산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번 대책까지 더해지면서 거래 전반이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사하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이 지역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매수세가 뚝 끊겼다”며 “취득세율이 8~12%까지 오르면 웬만한 투자자들은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경우 서울과 지방은 물론, 부산 내에서도 동·서 간 집값 초양극화를 초래해 부의 편중이 한층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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