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코로나, 해양수산에 기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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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림 동아대 교수·해양수산부 4차산업위원장

최근 전 세계 인류의 모든 생활에 가장 큰 변화를 야기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COVID-19)이다.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글로벌 산업과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는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한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각 산업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뉴노멀 시대라는 용어가 많이 회자된다. 뉴노멀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의미한다. 코로나로 인해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양수산 분야가 도약하기 위해서도 새로운 시대의 변화와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대면(untact), 온라인 비즈니스와 디지털 경제 확산, 자국 우선주의와 탈세계화, 친환경, 원격수업·재택근무·도시농업 증가, 관중 없는 문화, 홈 루덴스(집에서 놀고 즐길 줄 아는 사람) 문화 확산 등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표적인 변화와 특징이다. 이러한 변화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갈 것이다. 해양수산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부산항 1분기 물동량 세계 4위 도약

코로나로 중국 주요 항만 위축 덕분

자율주행 선박 기술 개발 투자 필요

수산업 글로벌 성장 전략 개발해야


세계 경제 침체와 해상 물동량 감소라는 악조건 속에서 부산항은 올 1분기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으로 세계 5위에서 4위로 도약했다. 상하이, 닝보 저우산 등 중국의 주요 항만은 10% 이상 물동량이 감소한 반면, 부산항에 환적 물량이 몰려 2.2% 증가했기 때문이다. 부산항의 경쟁력으로 인한 성장이 아니라, 코로나로 인한 중국 항만의 위축으로 인한 것이어서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순위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국가 간의 교류 축소로 인하여 20세기 초 대공황,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잇는 세 번째 대규모 세계 경제 위기가 전망되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 강화에 따라 글로벌에서 지역 공급망으로의 변화, 리쇼어링(reshoring) 확산 등으로 해상 운송은 그 품목과 물량에 있어 큰 변화가 예상된다. 변화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를지도 모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해양수산이 획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쟁력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수립한 발전 방향과 전략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이전에 수립한 전략은 코로나로 인한 변화가 반영되지 않았다. 항만의 경우, 많은 물동량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같은 물동량을 처리해도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체계,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과 디지털 경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친환경 항만 구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항만은 많은 미세먼지를 생성하는 공간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친환경 항만 건설에 많은 기술 개발과 투자가 필요할 수도 있다. 코로나 시대 해상 운송 물량의 감소는 부산항뿐만 아니라, 선사와 해상 물류 업체 등 모든 유관 산업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화이다. 해상 운송에 관련된 모든 산업 차원에서 전략적인 재검토와 새로운 경쟁력 창출 노력이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해상 운송의 새로운 위협 중의 하나는 코로나로 인하여 선원의 이동이 제한되고, 선박의 입항이 거부되어 선박 운항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교대해야 하는 선원 규모는 최대 40만 명에 이르지만 현재 이들은 바다 위 선박에 갇혀 있거나 자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상 물류가 멈출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육상에서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드론을 활용한 배송이 주요하게 다시 부각되고 있듯이, 해상 운송에서는 자율주행 선박에 의한 운송이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 활용 가능한 기술에서 필수적으로 개발되어야 하는 기술로 인식도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해상 운송의 새로운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자율주행 선박에 대한 기술 개발과 투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수산업에서는 제품과 유통방식이 변화될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는 비대면 접촉을 통한 경제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비즈니스 확산과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다. 수산업이 글로벌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실제 코로나로 인하여 수산물의 온라인 매출액은 30% 이상 증가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국내 수산물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있다. 수산식품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 온라인 거래에 적합한 새로운 수산 가공식품 개발, 글로벌 유통망 구축이 수산업을 글로벌하게 성장시킬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 어민의 어려움을 지원하는 정책도 계속되어야 하지만, 수산업이 새롭게 성장할 장기적인 전략과 지원도 신속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코로나는 분명 재앙이며, 글로벌 경제 측면에서도 엄청난 위기이다. 하지만 새로운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변화에 대한 정확하고 빠른 이해, 그리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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