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0년 홍등’ 꺼진 완월동, 시민이 ‘재생 방향등’ 켠다
부산시와 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가 부산 서구 완월동 폐쇄와 관련해 재생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시민참여단’을 27일부터 모집할 예정이다. 완월동 일대 모습. 정종회 기자 jjh@
시민들이 전국 최대 규모의 성매매 집결지 부산 ‘완월동’의 재생 방안을 직접 논의한다. 부산시는 완월동 폐쇄에 속도를 올리기 위해 시민들에게 재생 방안을 묻기로 했다. 이는 완월동 상황에 대한 시민의 이해와 폐쇄에 대한 공감 부족이 지금껏 완월동 재생을 늦췄다는 시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부산시와 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는 완월동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시민과 함께 공감하고 추후 재생 방향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완월동 일원 골목재생 리빙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리빙랩’이란 생활 속의 실험실이라는 뜻으로, 완월동 지역의 문제를 시민이 직접 발굴하고, 이의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해서 제시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이름 붙였다.
부산시·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
‘완월동 일원 골목 재생 리빙랩’ 운영
‘시민 참여단 30명’ 27일부터 모집
내달 10~20일 시민아이디어 공모전
심사를 통해 뽑힌 참가자 30명은 2015년 완월동 재생 용역에 참가했던 부산연구원의 박상필 연구위원과 완월동 성매매 여성의 현장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여성인권단체 살림, 완월동 재생과 관련된 용역을 시행 중인 SID연구소 관계자의 강의를 듣고 3차례의 아이디어 발굴 과정을 거친 후 최종 재생 방안을 제시하게 된다. 완월동 골목변화에 관심이 있는 부산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 신청은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가능하다.
완월동 재생에 대한 시민아이디어 공모전도 함께 열린다. 재생의 추진 방법과 프로그램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이나 단체 등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접수는 다음 달 10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며 서면·발표평가를 거쳐 대상(300만 원·1팀), 최우수상(100만 원·2팀), 우수상(50만 원·3팀)이 선정된다. 부산 서구 관계자는 “리빙랩과 시민공모전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추후 완월동 재생을 위해 진행 중인 용역에 반영될 예정이다. 시민의 아이디어가 지역 재생의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완월동은 2차례 폐쇄와 재생의 기회가 있었으나 번번이 지역의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 탓에 무산됐다. 부산시는 2007년 5월 완월동이 포함된 100만 6397㎡ 규모의 충무, 초장, 암남동 일대를 충무재정비촉진지구(일명 뉴타운)로 지정 고시했으나, 보상금 문제로 사업이 장기화하면서 결국 흐지부지됐다.
이후 공한수 현재 서구청장이 부산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할 당시인 2013년도에 이 문제를 집중 제기해 시가 개발 용역까지 맡겼지만 공모에서 탈락해 또다시 폐쇄가 무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앞선 폐쇄·재생 시도가 완월동 문제에 지역사회의 관심과 공감이 부족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여성인권단체 살림 관계자는 “완월동 폐쇄와 재생은 불법적인 공간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준다는 의미에서 시민들의 관심이 크게 필요하다. 이번 재생 리빙랩을 통해 시민들의 이해와 공감이 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완월동 일대 충무동 지역은 올 3월 도시재생활성화 구역으로 지정되고, 지난해 12월 성매매 여성들의 탈성매매를 돕는 조례가 만들어지면서 폐쇄를 앞두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40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이 몰수보전되고 성매매 업소 건물주 등 7명이 불구속기소되는 등 폐쇄가 가속되고 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