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에게 듣는다] 2. 대장암-최홍조 동아대병원 교수(영상)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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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진 체제로 ‘전이성 대장암’ 완치율 높여”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선종성 용종’을 조기에 내시경으로 절제하는 것이 대장암 예방에서 중요하다. 동아대병원 제공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선종성 용종’을 조기에 내시경으로 절제하는 것이 대장암 예방에서 중요하다. 동아대병원 제공

최홍조 동아대병원 외과 교수는 지난 2004년부터 최근까지 1500례 가량의 대장암 복강경 수술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간으로 전이된 대장암 수술도 그동안 50건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대장항문학> 저술에 참가했으며 한림인술상, 부산시의사회 의학대상(2006년)을 수상했다(관련 기사 7월 21일 자 16면 보도-기획시리즈 편집자 주 참조).


서구 식생활로 바뀌면서 발생률 급증

암으로 이행되는 용종 조기 발견 중요

5~10년 단위 주기적 내시경 검사 권장

육류 섭취 줄이고 식이섬유 늘려야

적절한 운동·충분한 수분 보충도 필수


-대장암은 서구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암의 특징과 최근 트렌드는 어떤가.

“대장암은 동물성 지방질과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발병 빈도가 높은데, 이러한 배경에서 서구 질환이라고 말한다. 과거 채식 위주로 식사를 하던 우리나라와 아시아 각국에서는 서구에 비해 발생률이 낮았으나 식생활이 바뀌면서 현재는 발생률이 서구와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높아졌다. 발병 연령이 점점 올라가고 있지만, 근래에는 젊은 층 환자도 느는 추세다.”


-변비와 치질이 대장암과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데.

“만성 변비와 대장암이 관계가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변비와 대장암 사이에 명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잠재적인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러한 잠재적인 연관성을 인식하고 배변습관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질과 대장암과는 관계가 전혀 없다. 중요한 것은 대장암 증상으로 변비와 출혈이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치질로 인해 항문 출혈이 있거나 변비가 심한 경우, 이런 증상이 대장암과 연관성이 없는지 감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장암의 조기 발견을 위한 예방과 검사법에 대해 설명해 달라.

“대장암의 발병 기전은 흔히 ‘선종-암 연속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대장 점막이 바로 암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유해 물질의 자극으로 인한 점막 변화로 ‘선종성 용종’이 발생한다. 이를 5~10년간 방치할 경우 용종이 선암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선종이 암으로 이행되기 전 대장내시경을 통해 절제를 시행하면, 암으로의 이행을 막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선별검사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용종은 무조건 절제해야 하나.

“그렇다.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선종성 용종’은 내시경을 통해 보아도 다른 용종과 구분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용종이 관찰될 경우, 내시경 절제를 통해 검체에 대한 병리조직 검사를 반드시 의뢰해 ‘선종성 용종’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대장내시경 검사 횟수는.

“대장암 위험인자가 없는 일반인은 대장내시경을 50세에 시작해 5~10년 단위로 검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서는 대장내시경 검사가 포함되어 있지 않고 ‘대변 내 잠혈검사’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 검사는 대장암에 대한 감수성과 특이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50세 이전부터 대장내시경을 권하고 있다. 대표적인 유전성 대장암인 ‘가족성 용종증’인 경우에는 사춘기부터 내시경을 매년 시행해 용종 발생을 추적한다. ‘린치증후군’이라는 비용종증성 유전성 대장암의 경우에는 20~25세부터 매년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대장암 5년 생존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는 데 어떤 요인이 있나.

“우리나라의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약 72%로 OECD 회원국 중 최고다. 이러한 우수한 성적의 배경은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보듯이 전 국민 의료보험의 효과로 병원 문턱이 낮아져 조기 진단 가능성을 높였다. 치료적 요인으로는 수술 기법의 발전에 기인한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을 대표로 하는 최소침습수술 개념이 보편적인 표준 수술로 자리 잡았는데 우리 외과 의사들의 세심하고 정교한 손기술이 한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탁월한 항암화학치료제의 개발이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가장 어렵다는 간으로 전이된 대장암 수술도 어려움 없이 시행하고 있다고 하던데.

“전이성 대장암에서 완치의 가능성을 극대화하고자, 협진 체제를 통해 다양한 치료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대장암 간 전이에 대한 치료도 이러한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치료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우수한 항암치료제의 개발에 힘입어 이전에는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대장암의 다발성 간 전이도 항암치료를 거친 후 수술 가능 상태로 전환해 적극적인 수술을 하고 있다.”


-최근 로봇수술이 많이 시도되고 있는데, 복강경 수술과 비교해 설명한다면.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이나 모두 최소침습 수술의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로봇수술이 여러 외과수술에 도입되고 있는데 대장암에서는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는다. 굳이 로봇을 동원하지 않아도 복강경으로 충분히 수술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골반이 매우 좁은 직장암 환자의 경우에는 시야가 잘 확보되는 장점은 있다."


-평소 대장암 예방을 위해 강조하는 생활수칙이 있다면.

“대장암 발병은 식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육류의 과도한 섭취를 줄이며, 동물성 지방 관련 유해 물질의 원활한 배출을 위해 변비를 예방해야 한다. 변비 예방의 3대 수칙은 적절한 운동, 충분한 수분 섭취, 그리고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식이섬유는 콩과 같은 견과류, 해조류 그리고 채소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육류를 먹을 때에도 우리의 전통 식습관의 하나인 쌈 문화를 응용해 다양한 채소와 곁들여 즐기는 습관이 추천된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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