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존재감 드러낸 윤희숙 ‘임대차법’ 발언… "통합당, 이제야 제대로 하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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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이 통과된 뒤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이 통과된 뒤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학자 출신 미래통합당 윤희숙(서울 서초갑)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 임대차법 ‘단독 처리’ 의결에 앞서 5분 동안 진행한 자유발언이 1일 회자되며 화제를 몰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열린 본회의에서 임대차 3법 관련해 "저는 임대인이자 임차인"이라고 운을 뗀 후 "오늘 표결된 법안을 보면서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는구나', '이제 전세는 없겠구나' 이게 제 개인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대 시장은 매우 복잡해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상생하면서 유지될 수 밖에 없다"며 "집을 세놓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순간 이 시장은 붕괴하게 돼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1일 정부·여당이 밀어붙여 통과시킨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약 5분 간 이어진 윤 의원의 발언 영상에는 “속이 뻥 뚫린다”, “눈물이 난다”, “레전드(전설) 영상”, “윤 의원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등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당 의원들은 물론, 독설을 쏟아내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제야 (통합당이) 제대로 하네”라면서 치켜세웠다.

윤 의원은 본래 2주택자였으나 다주택 논란이 일기 시작한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에 "7월초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이 다주택자는 기획재정위원회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을 때 곧장 (세종시에 위치한) 집을 내놨다"며 "기재위 활동을 하면서 어떤 불필요한 빌미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집을 내놓고 간간히 집을 보는 분이 있었지만 얼마전 더불어민주당에서 수도 이전 얘기를 시작하니 당장 사겠다는 사람들이 나오더라"며 "생각 끝에 원래 내놓은 가격 그대로 계약했다. 호가가 급상승하는데 왜 그랬겠나. 부동산에 관한 한 누구보다도 우직하게 대처했으니 이제 엉뚱한 혐의를 걸지 말고 제발 좀 말의 내용을 생각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출신으로, 2013년 공공기관 이전 당시 KDI가 세종시로 이전, 세종 달빛로에 특별분양을 받으면서 서울 성북구를 포함해 본인과 배우자가 2채의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가 됐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8일 발표한 통합당 국토위·기재위 소속 다주택자 의원 목록에 포함됐으나, 이미 세종시 아파트를 팔아 1주택자가 됐다고 밝히면서 눈길을 끌었다. 윤 의원은 보유하고 있는 성북구 아파트는 임대를 내놨고 지역구인 서초갑에서 전세로 거주하고 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이하 윤희숙 의원 발언 전문>

저는 임대인이자 임차인입니다. 지난 4월 이사했는데, 2년 후 집주인이 비워달라고 하면 어쩌나 하는 게 걱정을 항상 달고 있습니다.

그런 제가 임대차법의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 상한규정을 보고 마음을 놓았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 머릿속에 든 생각은 4년 뒤부터는 꼼짝없이 월세살이겠구나였습니다.

임대시장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전체적으로 상생하는 시장입니다. 모든 임대인과 임차인이 사이가 좋을 필요는 없지만, 지금의 임대인과 틀어져서 이사를 나가더라도 다른 집을 찾는 데 큰 문제가 없다면 시장이 원만히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걸 유지시키면서 임차인 보호를 강화하려면 임대인이 가격을 많이 올려야겠다고 마음먹거나 시장에서 나가버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임대인의 부담을 늘려 임차인을 보호하는 것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임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결국 임차인에게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임차인 보호에 적극 공감합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임차인 보호 강화는 국가의 부담으로, 즉 임대인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면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전세는 고금리 시대 저축 기능을 가진 집마련 수단으로, 임대인에게는 목돈과 이자 활용수단으로 역할했습니다. 저금리 시대로 전환한 지금 전세제도는 축소될 운명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번 임대차법으로 인해 급작스런 소멸의 길로 밀어넣어졌습니다. 아직도 전세 선호가 많은 상황에서 큰 혼란과 불편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입니다.

1990년 임대계약을 1년에서 2년에서 연장하는 법이 통과됐을 때, 1989년말부터 전세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전년대비 30%, 1990년에는 24%가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임대료 인상도 5%이하로 묶었으니 임대인이 뭘할 수 있겠냐구요?

30년 전에는 금리가 10%에 달하던 시대이고 지금은 금리가 2%도 안됩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아들이나 딸한테 들어와 살라고 하겠지요. 친척조카에게 들어와서 관리비만 내고 살라고 할겁니다. 월세로 돌리던지요. 얼마든지 예측가능합니다. 이법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시장에서 전세대란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이 중 무엇이 예측 불가능합니까?

백번 양보해 몰랐다고 칩시다. 적어도 남의 인생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일에 대해 법을 만들 때는 최선을 다해 점검해야 합니다. 그러라고 있는 것이 상임위 소위의 축조심의입니다. 축조심의과정이 있었다면, 저라면, 임대인에게 어떤 인센티브를 줄 것인지, 고가 전세의 부자 임차인까지도 보호 범위에 포함시킬 것인지, 근로소득 없이 임대로 생계를 꾸리는 고령 임대인은 어떻게 배려할 것인지 등을 같이 논의했을 것입니다.

도대체 무슨 배짱과 오만으로 이런 노력도 없이 천만 전세인구의 인생을 고통스럽게 합니까. 이법을 대표발의한 의원들, 소위 축조심의없이 입법과정을 졸속으로 만들어버린 민주당, 모두! 우리나라 부동산정책의 역사에서, 민생정책과 한국경제 역사에서 죄인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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