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 통합 암 치료’, 면역력·체온에서 답을 찾는다
한의에서는 암 치료의 최종 목표를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둔다. 강재훈 원장이 30대 암 환자의 면역력을 끌어올리고 항암치료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료를 하고 있다. 맑은누리한의원 제공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우리나라에서 새로 발생한 암 환자 수는 23만 225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9년(10만 1603명)에 비해 2.3배나 급증한 것으로 매년 신규 암 환자가 7000명 이상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기대수명인 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5.5%. 3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암으로 고통받으며 생을 마감한다는 뜻이다.
자연 치유력 강화엔 ‘온열 치료’
한약·약침 등 전통 한방 치료에
심부 온열요법 병행해야 ‘효과’
■환자 삶의 질 향상이 최종 목표
현대의학에서 암을 고치는 표준 치료는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다. 외과적 방법으로 암이 발생한 부위를 잘라내고, 전이와 재발을 억제해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치료의 가장 큰 목적이다.
그러나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영향을 준다. 오심과 구토, 탈모, 설사, 부정맥 등 각종 후유증이 나타나고, 그중에서도 백혈구 감소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심각한 부작용이다.
암 치료 과정에서 동반되는 이 같은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목받는 분야가 ‘한의 통합 암 치료’다. 맑은누리한의원의 강재훈 원장(한의학 박사)은 “한의 통합 암 치료는 최종적으로는 환자 삶의 질 향상에 목표를 두는 환자 중심의 암 치료 방법”이라며 “양방에서 공격적인 암 치료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신체의 문제점을 다소 후순위에 두는 것과 대비된다”고 말했다.
이미 세계 각국의 국립암센터에서는 암 치료 과정에서 동반되는 각종 부작용의 해결책으로 한의 통합 암 치료가 보편화되고 있다.
미국의 3대 암센터이자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폐암 치료를 받은 곳으로 유명한 엠디 앤더슨에서는 암 환자들을 위해 한의 암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중·서의 결합 진료’라는 이름의 한·양방 병용 치료를 국가 암 치료의 표준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있다.
■면역과 체온, 그리고 온열요법
한의 통합 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인체의 면역력이다. 면역력은 정확히 수치화될 수는 없지만 암뿐만 아니라 모든 질병의 발생 여부에 깊이 관여한다. 체내에서 새로 생겨나는 암세포들을 공격하고, 오류가 있는 유전자들을 수리하는 것도 면역 체계를 통해 이뤄진다.
강재훈 원장은 “효과적인 암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면역체계 회복이 필수”라며 “이 때문에 몸의 균형을 회복하고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한의 통합 암 치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체의 면역력과 자연 치유력을 회복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체온을 끌어올리는 온열치료다.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UCLA의 루이스 이그나로 박사에 따르면 체온이 섭씨 0.5도 상승하면 모세혈관이 확장돼 혈류가 활성화되고 해독 작용도 잘 이뤄진다.
건강한 사람의 체온은 섭씨 36.5도이며 이때에는 순환 및 면역체계가 활발하게 작동한다. 그런데 섭씨 35.5도로 체온이 떨어지면, 혈액과 배설 기능을 포함한 신체의 순환기 활동이 저하돼 각종 질병과 통증을 일으키고 심각한 경우 심근경색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체온이 섭씨 35도까지 떨어지면 암세포가 가장 활발하게 증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냉증을 만병의 근원으로 본다.
체온을 올리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함께 몸을 따뜻하게 하는 식이 영양요법, 온수에 목욕하기 등과 함께 심부 온열요법이 효과적이다.
심부온열 요법에는 예부터 내려오는 배꼽 뜸이나 황토 찜질 등이 있다. 맑은누리한의원에서는 원적외선을 이용한 양자온열 치료를 통해 열에너지와 파동을 몸속 깊숙이 투과함으로써 체온을 끌어올려 인체 내부의 신진대사와 기혈 순환 등을 활성화시키는 치료법을 이용하고 있다.
■한의에서 바라보는 암과 치료법
암은 아직도 그 발생 원인과 기전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찍이 중국 갑골문에 악성 종양을 뜻하는 한자 병명이 나타날 만큼 인류 역사와 함께했다.
한의에서는 중국의 고의서인 황제내경에 적취(積聚). 식적(食積), 육종(肉腫) 등의 다양한 병증으로 표현돼 있으며, 암 진단과 치료법도 오래전부터 전해오고 있다.
한의에서 암은 정기 즉, 면역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감정의 과도 또는 과식, 폭식 등의 불규칙한 식사, 수면 부족 등의 불규칙한 기거 생활이나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이 때문에 기운이 막히거나 정체돼 영양이나 혈액, 체액 등이 원활하게 순환되지 못하면 어혈이나 담음이라는 병리적인 산물이 쌓이고 엉겨서 종괴(腫塊)를 형성하게 된다는 원리다.
치료의 대원칙은 부정거사(扶正祛邪) 즉, 정기를 도와서 사기라는 독소, 노폐물 등을 없애서 종양을 치료하는 것이다. 한의에서는 양방의 병명과 병리를 적극 참고로 할 뿐이고 연령대와 체질, 원인 등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한다.
강재훈 원장은 “한의 통합 암 치료는 한약, 약침, 뜸 등의 전통 한의 치료에다가 심부 온열요법을 함께 적용해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떨어진 면역력을 회복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며 “암의 자발적인 사멸을 유도하고, 환자 스스로 암세포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한방 암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busan.com
정상섭 선임기자 vers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