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 앞바다 수영하던 중학생 사망… 해안 사고 ‘비상’
사진은 부산 남구 용호동 오륙도유람선 선착장 앞 주차장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앞바다에서 수영하던 중학생이 파도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에서는 피서철 물놀이 사고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데다 강한 독성을 가진 해파리도 연안에 자주 출몰하고 있어, 피서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4일 부산 남구 오륙도 선착장 인근 바다에서 물놀이 하던 중학생 A(14) 군이 강한 파도에 휩쓸렸다가 구조됐다. 당시 A 군은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한 시간여 만에 숨졌다.
선착장 인근 바다 물놀이 중 참변
친구들, 장난으로 알고 영상 찍어
靑 국민 청원 7000여 명 공감
독성 해파리 쏘임 사고도 속출
5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부산지역 해수욕장 총 7곳에서 발생한 구조 건수는 2017년 1690명, 2018년 1970명, 지난해 2085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또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해양경찰에 따르면, 물에 빠져 숨진 사람은 2017년 11건, 2018년 11건, 지난해 10건이다. 올해에는 이달 초까지 9명이 숨졌다.
이들 대다수는 테트라포드 등 위험한 곳에서 물놀이나 낚시를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A 군이 숨진 선착장 인근은 수심이 매우 깊어 위험한 곳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일 기상 조건이 좋지 않아 위험했다는 목격자 증언도 나오고 있다.
목격자 B 씨는 “당일 오륙도 낚시 갔다가 바람과 너울이 심해 위험하다고 조기철수를 했다. 119구조대원이 심폐소생술을 하며 이송되는 모습을 봤는데 딱 봐도 너무 어려 보였는데 결국 이렇게 돼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해수욕장처럼 안전요원도 없는 곳으로 아무리 여름이라고 해도 함부로 입수하면 안 된다”면서 “여름철 수영은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음주 수영은 절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부산지역 해수욕장 연안에 독성 해파리 출몰이 잇따르고 있다. 5일 부산 기장군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임랑해수욕장에서 해파리로 인해 입욕객 입수 제한 조치가 30분 동안 시행됐다. 임랑해수욕장에서는 올해 개장 이후 총 43건의 해파리 쏘임 사고가 발생했다. 송정과 일광해수욕장에서도 각각 27건, 12건의 피해가 보고됐다. 해파리 차단망이 설치된 해운대해수욕장에는 그나마 피해가 덜하다.
부산 7개 해수욕장에서 근무하는 119수상구조대는 지난달 1일 해수욕장 공식 개장 이후 총 1088마리를 포획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29일부터 부산에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 특보를 발령한 상태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억울하게 죽은 A 군의 원한을 풀어주세요’이라는 글이 5일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친구 10명과 함께 오륙도 선착장 인근 바다를 찾은 A 군은 기분이 좋아서 바로 뛰어 들어갔고, 큰 파도에 휩쓸려 발버둥 치며 도와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은 장난인지 알고 영상을 찍고 웃으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영상을 찍을 시간에 구급대원을 불렀으면 살았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처벌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는 내용이다. 해당 글은 하루 만에 공감이 7000명이 넘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