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엄호 나선 심상정 "원피스 입고 싶어지는 아침"
정의당 심상정 대표(왼쪽)와 류호정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류호정 의원의 원피스 복장이 논란이 되는 것과 관련, "갑자기 원피스가 입고 싶어지는 아침"이라며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심 대표는 6일 오전 자신의 SNS에 "자의반 타의반 인터넷과 자가격리했던 어제, 우리당 류호정 의원이 고된 하루를 보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 대표는 "원피스는 수많은 직장인 여성들이 사랑하는 출근룩"이라며 "국회는 국회의원들의 직장이다. 국회의원들이 저마다 개성있는 모습으로 의정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 다양한 시민의 모습을 닮은 국회가 더 많은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유럽연합의회에서 일부 여성 의원들이 원피스를 입고 의정활동에 임하는 사진을 공유했다.
앞서 4일 일부 언론사는 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퇴장하는 모습을 촬영해 보도했다.
정의당의 상징인 노란색 마스크를 착용한 류 의원은 무릎을 드러내는 다소 짧은 기장의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를 두고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복장 지적'이 쏟아졌다. 의원들 대부분이 정장을 갖춰입는 국회에서 짧은 원피스 차림이 부적절하다는 취지였다.
복장 지적은 정치 성향도 가리지 않았다. 5일 오전 한 더불어민주당 당원 페이스북 그룹에는 류 의원의 사진을 공유하며 "때와 장소에 맞게 옷을 갖춰 입는 것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일부 당원들도 "도우미 아니냐" "국회의 격을 떨어트린다" 등 댓글로 비난에 가세했다. 성희롱성 댓글도 적지 않았다.
극우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도 "소개팅 나가냐" "다음엔 더 야하게 입고 나와라" 등 비난과 성희롱이 이어졌다.
그러나 '복장이 무슨 상관이냐'며 구시대적인 시각이라는 반박의 목소리가 나오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커뮤니티 회원은 "국회에서는 정장을 입어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느냐"며 "복장으로 비난하는건 좀 그렇다"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현재까지 류 의원의 이름은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 1, 2위에 오르내리며 화제가 되고 있다. 류 의원이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8만원 대 원피스는 완판되기도 했다.
류 의원은 복수의 언론과 통화에서 "국회의 권위는 양복으로 세워지는 게 아니다"라며 "입법노동자로서 일하러 가는 것이니 정장이 아닌 옷도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본회의 때마다 중년 남성이 중심이 돼 양복과 넥타이만 입고 있는데, 복장으로 상징되는 관행을 깨고 싶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옷을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피스를 입은 배경에 대해서는 전날 열린 청년 국회의원 연구단체 '2040청년다방' 포럼 참석 때 입었으며, 해당 복장을 본회의에도 입고 가기로 청년들과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함께 포럼에 참석했던 민주당 유정주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일 인사말과 그전 행사 준비중에 가벼운 이벤트로 '오늘 복장으로 내일 본회의에 참석하기'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류호정 의원은 원피스를 입었고, 저는 청바지를 입었었다. 결론적으론 저만 약속을 못지킨 꼴이 되었다"면서 "17년 전 유시민 전 의원님의 소위 '빽바지' 사건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백바지' 입고 의원 선서 시도한 유시민 전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어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같은 논란(?)이 일어나고 그때보다 더 과격한 공격에 생각이 많아진다"며 "지금 논란을 보자니, 2040년에도 비슷한 논쟁이 반복될지도 모르겠다는 '합리적 우려'가 된다. '20년 전엔 원피스 사건이 있었어'라고. '아, 쉰내 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정의당은 논평을 내고 "류 의원을 향한 비난이 성차별적인 편견을 담고 있다.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조혜민 대변인은 "중년 남성의 옷차림은 탈권위고 청년 여성의 옷차림은 정치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는 이중잣대"라며 "지금은 2020년"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미 전 의원은 '뭘 입던 무슨 상관?'이라는 글을 통해 "21세기에 원피스로 이런 범죄에 노출된 채 살아가야 한다니, 정말 이럴 때 기분 더럽다고 하는 거다"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류 의원이)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 준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옹호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