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극 지킴이’ 전승환 선생 영결식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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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연출가 고 전승환 공연예술 전위 대표
8일 부산예술회관서 대한민국연극인장
쏟아지는 비 뚫고 연극인들 모여 고인 추모

고 전승환 공연예술 전위 대표의 영결식이 8일 오전 부산예술회관 1층 로비에서 열리고 있다. 오금아 기자 고 전승환 공연예술 전위 대표의 영결식이 8일 오전 부산예술회관 1층 로비에서 열리고 있다. 오금아 기자

고 전승환 공연예술 전위 대표의 영결식이 8일 열렸다. 부산의 연극인들이 거친 빗줄기를 뚫고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고 전승환 선생 영결식’이 8일 오전 8시 20분 부산예술회관 1층 로비에서 열렸다. 한국연극협회와 부산연극협회가 대한민국연극인장으로 개최한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연극계 선후배 동료들이 모여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은 1967년 극단 전위무대 운영위원을 맡으며 본격적인 연극 인생을 시작했다. 고인은 1974년 극단 전위무대의 제6회 정기공연 ‘도적들의 무도회’를 시작으로 1976년 ‘벽’ 1977년 ‘내사랑 마리’ 1978년 ‘아! 동래성’에 배우로 출연했다.

형 전성환 연극배우의 권유로 연출을 배워 197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흑도’를 첫 연출작으로 무대에 올렸다. 이후 ‘알고 난 뒤의 충격’ ‘세일즈맨의 죽음’ ‘산지기네’ ‘막차 탄 동기동창’ ‘돌아서서 떠나라’ ‘양산박 사람들’ 등 수십 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1988년 일본 극단 전형극장 한국공연 ‘물의 정거장’ 총제작,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문화행사 ‘땅 끝에 서면 바다가 보인다’ 연출, 2006년 배우협회 합동공연 ‘삼류배우’ 연출을 맡았다. 2017년에는 위안부 역사기념관 건립기금 마련 공연 ‘신의 아그네스’를 연출하고 이듬해에는 원로 연극인의 업적을 기리는 제3회 늘푸른연극제에서 ‘늙은 자전거’를 공연했다.

50년 이상의 시간을 연극 발전과 연극인 복지를 위해 헌신한 고 전승환 선생의 이름 석 자는 부산 연극의 역사 그 자체였다.

8일 열린 영결식에는 한국연극협회 오태근 이사장이 참석해 조사를 낭독했다. 길수경 배우는 김남석 연극 평론가가 쓴 추모사를 낭독했다. 길 배우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기억하면서 연극을 계속할 준비를 하고 있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추모사를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고인의 딸 시현 씨가 유족 대표로 인사를 하며 “병원에서도 ‘나 2주 뒤 공연이야. 애들이랑 연습해야 해’라고 말할 정도로 평생 연극만 생각하셨다. 많은 분들이 극장을 지날 때, 소주 한 잔 하고 싶다 생각하실 때 아버지를 추억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고 전승환 선생의 유작이 된 제3회 작강연극제 출품작 ‘고모령에 달 지고’는 오는 14~16일 나다소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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