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마이삭’의 강풍으로 울산 3만 가구 정전...복구 늦어져 시민 불편 가중
울산지역을 관통한 태풍 ‘마이삭’의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46m에 달하면서 지역 내 3만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의 정전으로 인해 복구가 늦어지면서 시민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3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마이삭이 울산을 관통하면서 전역에 매우 강한 바람이 불었다. 이날 오전 4시께 동구 미포 해안에서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46m에 달하는 등 울산 전역에서 평균 초속 20~30m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이 때문에 울주군 두서와 두동면 등 울주 지역에 5000가구, 남구 무거동과 삼산동 등 50개소에 2만 5000가구 등 약 3만 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2시 5분께 670여 가구의 남구 강변센트럴하이츠아파트가 정전된 것을 시작으로 동구 전하동 푸르지오 1300여 가구, 중구 에일린의뜰 3차 670여 가구, 북구 달천아이파크 2차 930여 가구 등 대규모 아파트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북구 대안마을과 삼동면 보삼마을, 동구 꽃바위, 청량읍 율리 등 울산 전역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순간적인 정전을 포함하면 3만 가구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시민들이 한전에 정전 신고를 하려 했지만, 통화량이 몰려 제때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를 정도였다. 정전과 함께 단수, 가스 공급도 끊긴 아파트들도 많아 생활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정전된 3만 가구 중 2000가구 정도가 정전 복구가 완료됐고, 나머지 2만 8000가구는 복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아파트 주민은 “이 무더위에 정전 복구까지 늦어지면서 냉장고 음식들을 다 버려야 할 상황”이라며 “정전 당시 한전 전화가 불통이어서 한전 애플리케이션으로 신고는 했는데 언제 복구가 되는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관공서와 학교, 기업체도 정전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다. 울주군과 중부경찰서와 동부경찰서가 정전돼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울산지역 84곳의 학교에도 전기가 끊겨 한때 학교 업무가 중단되기도 했다.
롯데정밀화학도 이날 오전 2시 30분 정전이 발생한 뒤 곧바로 비상 발전기를 돌려 큰 피해는 없지만, 단위 공정 2개는 현재 복구가 필요해 복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도 시내 곳곳의 신호등이 정전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오전 출근조 노동자들이 지각해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었다. 실제로 울산지역에 정전과 누전, 파손 등으로 인해 교통신호등 50여 개의 작동이 중단됐다.
이 밖에 북구와 남구지역 일부 중소기업들도 정전으로 공장 가동이나 사무실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권승혁·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