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업계, 일러스트 활용한 '감성 패키지' 열전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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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업계는 경쟁이 치열한 산업군 중 하나로,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의 입맛과 취향을 사로잡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요즘은 맛과 가격뿐만 아니라 디자인 또한 중요한 경쟁력으로 평가 받는 만큼, 기업들이 패키지 디자인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패키지에 감각적인 일러스트 요소를 적용한 제품들이 잇달아 출시돼 눈길을 끈다. 일러스트를 활용하면 로고나 텍스트보다 직관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먼저 커피, 맥주 등 비슷한 패키지의 동종 제품군 속에서 감각적인 일러스트로 디자인 차별화를 꾀한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롯데네슬레코리아는 지난해 말 특별한 원산지의 원두를 엄선해 개인의 커피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는 스틱 커피 '네스카페 오리진스'(사진)를 선보였다.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우간다-케냐 △알타 리카 4종으로, 각각의 원산지에서 영감을 얻은 일러스트로 꾸며진 풍부한 감성의 패키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콜롬비아의 생기 넘치는 자연, 인도네시아의 열대우림, 우간다와 케냐의 풍요로운 토양, 라틴 아메리카의 비옥한 고원 등 각 제품별 원두 원산지의 이미지를 절제된 패턴으로 표현했다. 원산지별로 각기 다른 패키지 디자인처럼 그 맛과 향도 확연히 구분된다. 콜롬비아는 산뜻한 과일 향과 산미를 담았으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는 고소한 견과류 향이 특징이다. 또 우간다-케냐는 세련된 향미와 적당한 산미를, 알타 리카는 진한 커피 향과 묵직한 바디감을 선사한다.

롯데네슬레코리아 관계자는 "패키지 디자인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요소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며 "네스카페 오리진스는 개인 취향에 맞는 원산지별 원두를 골라 즐길 수 있는 스틱커피라는 차별점이 있는 만큼, 패키지 디자인도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수제맥주 브랜드 핸드앤몰트가 최근 선보인 수제맥주 '상상 페일에일'도 기존 캔맥주들과 차별화된 산뜻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핸드앤몰트 상상 페일에일은 국산 꿀을 사용한 허니몰트를 사용해 달콤한 첫 맛과 풍부한 아로마를 자랑하는 페일에일 스타일 맥주다.

제품 패키지에는 핸드앤몰트의 브랜드 컬러인 주황색과 꿀을 연상시키는 노란색 컬러를 겹겹이 배치해 생동감 넘치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제품 뒷면에는 손과 맥아, 꿀벌과 전구 등 핸드앤몰트의 브랜드 철학과 상상 페일에일의 특징을 담아낸 일러스트를 그려 넣어 다채로운 재미를 더했다.

식음료업계는 더러 기존 제품의 디자인을 리뉴얼한 스페셜 에디션 제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특히 유명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을 통해 소비자의 소장욕구를 자극하는 사례가 눈길을 끈다.

동원F&B는 동원참치 패키지에 세계 각국의 랜드마크를 담은 '동원참치 아트캔'을 선보였다. 글로벌 팝아트 작가 마이크 카롤로스가 그린 세계 각국의 랜드마크를 동원참치 패키지에 디자인한 것이다. 마이크 카롤로스는 형태를 단순화하고 검정색, 흰색 등 원색만으로 대상을 표현하는 '데 슈틸(De Stijl)' 화풍의 팝아트 작가로,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협업해왔다.

일러스트에는 자유의 여신상, 에펠탑,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성 바실리 대성당 등 세계 각국의 랜드마크가 그려져 있으며, 한국의 랜드마크인 서울 남산타워와 제주 돌하르방도 포함됐다. 이번 동원참치 아트캔을 통해 세계로 나아가는 동원참치의 이미지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6월 힙합 아티스트 '빈지노'와 함께 글로벌 탄산음료 브랜드 '마운틴듀'의 한정판 아티스트 에디션을 선보였다. 마운틴듀 한정판 에디션은 유명 래퍼이자 '아이앱 스튜디오' 아트 디렉터로 활동 중인 빈지노와의 디자인 협업을 통해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고 즐기는 Z세대와의 브랜드 연관성과 친밀도를 강화하고자 출시됐다.

빈지노는 '유성(Shooting Star)'을 주제로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자아 발견과 실현을 추구하는 Z세대의 열망을 마운틴듀 패키지 디자인에 담아냈다. 디자인은 기성세대를 의미하는 별과 달, 그리고 오프로드 차를 타고 마운틴듀를 즐기고 있는 Z세대, 자아실현에 대한 열망을 뜻하는 산 정상의 발자국 등의 요소로 구성돼 있다. 굵은 선과 네온 그린 컬러를 활용해 마운틴듀의 브랜드 개성을 드러낸 점도 특징이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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