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 흘러 집 막히고 물 넘쳐 길 막히고…부울경 태풍 하이선 피해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지나가면서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에 강풍과 폭우로 피해가 속출했다. 사진 위에서부터 파도로 파손된 부산 기장군 월전마을 입구 해안도로, 폭우로 침수된 연제구 신금로 일대, 산사태가 발생한 경남 거제시 상문동 한 아파트. 강선배 기자 ksun@·연합뉴스
부산과 울산, 경남을 향해 매섭게 북상한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7일 오후 동해로 빠져나가 소멸했다.
태풍 ‘하이선’은 이날 오전 9시께 부산 남쪽 해상 50km 지점까지 접근했다가 울산시 부근으로 상륙했다.
해상에서 ‘하이선’을 맞이한 부산은 출근길 시내 도로 40곳이 부분 또는 전면 통제됐고, 소방본부 119에는 14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흘러내린 토사에 인근 2층 단독주택 입구가 막혔다. 거주하던 60대 남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에 의해 구출됐다.
출근길 태풍 덮쳐 곳곳서 혼잡
개금동 산사태로 주택 입구 막혀
광안대교선 강풍에 트럭 전복
울산선 태화강 범람·정전 사고
강한 비바람으로 도로가 통제되면서 월요일 오전 출근길은 곳곳에서 혼잡이 빚어졌다. 북구 만덕동 남해고속도로 진입로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 1대가 침수돼 운전자가 소방대원에 구조됐다. 경찰은 만덕터널에서 남해고속도로로 진입하는 구간을 통제했고, 그 여파로 출근길 만덕터널과 미남교차로까지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강서구 지사동 미음터널 인근 도로에서는 토사가 유출돼 창원과 부산을 잇는 3차로 도로의 2개 차로가 통제됐다.
광안대교에서는 트럭이 강풍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은 구조 차량으로 강풍을 막은 상태에서 차 안에 있던 60대 운전자를 구조했다.
이날 오후 1시께 해경으로 ‘해운대구 그랜드호텔 인근 바다에서 익사자 시신이 떠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해경은 5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했다. 해경 측은 “시신은 외상이 없어 익사로 추정된다. 그러나 태풍으로 인한 사망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남에서도 ‘하이선’이 뿌린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거제시와 양산시에서는 7일 오전 도로 침수로 시내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2시간 만에 재개됐다. 거제시 상문동의 한 아파트 단지와 맞닿은 야산에선 산사태가 발생해 상당량의 토사가 아파트 단지로 쏟아지면서 입주민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인근에 주차된 차량이 토사에 묻혔고 저층 주민들이 대피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신고도 잇따랐다. 거제시 사등면 사곡지하차도가 침수돼 승용차 1대가 고립되면서 119 구조대가 출동해 운전자를 구해 냈다. 창원시 성산구 남산동 창원터널 고가도로 출입구와 진해구 풍호동 진해구청 사거리, 마산합포구 오동동 수협공판장 앞 도로 등도 침수되며 신고가 접수됐다.
부산, 경남과 달리 태풍이 육상으로 상륙한 울산은 한때 태화강이 범람하는가 하면 주택가에 정전이 속출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울산시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울산의 강수량은 오후 2시 기준 127.8mm로, 지역별로는 삼동 208.5mm, 두서 178mm, 매곡 139.5mm 순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바람도 매우 강해 오전 9시 동구에서는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9.8m까지 관측됐다.
이날 강풍에 북구 화봉동과 남구 모 아파트 일대에서 떨어진 간판을 처리하다가 4명이 다쳤다. KCC울산공장에서도 컨테이너가 넘어지면서 유리창이 깨져 1명이 부상했다. 울주군과 북구 등지에서는 파도 휩쓸림과 산사태 등으로 47가구 65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직격탄을 맞았다. 국가정원 입구부터 강물이 밀려와 일대가 ‘수중 정원’을 연상케 했다. 태화강에는 오전 8시 40분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가 3시간 뒤 해제됐다.
김길수·권상국·권승혁 기자 ksk@busan.com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