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세계 1위’ 굳히기…7, 8월 전 세계 발주량의 70% 이상 수주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초대형 에탄 운반선(VLEC). 지난달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것과 동일한 선종이다. 부산일보 DB
한국 조선이 세계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7월에 이어 8월에도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70% 이상을 쓸어 담으며 두 달 연속 중국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특히 코로나19와 국제유가 폭락 여파로 인한 극심한 발주 가뭄에도 꾸준히 수주량을 늘리며 하반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8월 전 세계 선박 발주는 86만 CGT(36척)로 이 중 한국이 63만 CGT(23척) 73%를 수주했다. 중국은 21만 CGT(12척) 24%에 그쳤고 일본은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대신 베트남이 2만 CGT(1척) 3%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CGT는 선박의 부가가치,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해 산출한 단위다. 가격이 비싼 선박일수록 값이 크다. 업계에선 수주 척수보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을 평가한다.
하지만 시황 회복은 여전히 더디다. 올해 글로벌 누계 수주량은 812만 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47만 CGT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2357만 CGT였던 2018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남은 일감을 나타내는 수주잔량도 6919만 CGT로 2004년 1월 6806만 CGT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547만 CGT(37%), 한국 1915만 CGT(28%), 일본 934 만CGT(14%)다. 전년 동기 대비 일본이 –477만 CGT(34%↓)로 가장 많이 줄었고, 중국 –303만 CGT(11%↓), 한국 –205만 CGT(10%↓)다.
결국 상반기 수주 부진의 여파가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 조선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6월 25만 CGT였던 한국 조선의 수주량은 7월 56만 CGT, 8월 63만 CGT로 늘었다. 덕분에 올해 누적 수주에서도 중국과의 격차를 좁혔다. 8월까지 중국이 437만CGT(201척) 54%, 한국이 239만 CGT(75척) 29%, 일본이 68만 CGT(43척) 8%를 가져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6월 이후 주력 선종인 LNG선, VLEC 등 가스선 발주가 재개되면서 수주량을 늘리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모잠비크, 러시아 등 대형 LNG 프로젝트 발주가 본격화되면 상당 부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