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고 부경대 교수·세계수산대학원 원장

거세게 밀어닥친 코로나19와 함께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까지 겹쳐 미래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위기가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심각한 불확실성 위기가 언제 종료될지 모른다는 장기화의 불안감 속에 ‘기후변화-코로나 불확실성 시대’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불확실한 시대 상황에서는 연근해어업 등 대부분의 자연 의존적 산업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불확실성에 대비한 산업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기업활동의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이자 산업역량의 기본이 되는 가치사슬 전반의 산업구조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나라 연근해어업도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불확실성 시대에 장기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성장 동력화 산업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근해어업의 경영체는 어업생산-유통-소비 단계의 가치사슬에 대한 통합적 산업화를 추진하는 주체가 돼 산업역량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불확실성 시대 맞아 위기 극복 절실

어획 중심 탈피, 산업구조 전환해야

생산-가공-유통 일체화 경영 요구돼

산업역량 강화에 정부 지원도 필요

앞으로 연근해어업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한 산업화 발전전략이 필요하다. 연근해어업 경영체를 중심으로 ‘가치사슬 통합적 산업화’를 전개해 산업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전략은 기후변화-코로나 시대에 연근해어업이 직면한 불확실성 위기를 극복하고 자원 문제나 시장 왜곡 문제를 풀어나가는 경영체의 산업역량 강화 전략으로 인식된다. 연근해어업 경영체는 어업 위주의 단순한 생산 주체에서 나아가 생산-유통-소비 단계의 가치사슬을 통합한 산업화 주체로 성장해야 한다. 이는 기존 경영체의 영세성과 어선 노후화, 미숙련 선원 고용 등과 같은 단기적이고 일회적인 생산전략에서 벗어나는 시장 가치기반의 산업화 경영전략이다. 또한 어업자원관리를 바탕으로 생산-유통-시장의 고부가 가치화, 자원개발 및 기술경영의 다각화와 함께 가치사슬 통합적 산업화 역량의 강화로 나아가는 것이다.

연근해어업의 가치사슬 통합적 산업화는 기존 경영체가 단순 어업생산에서 나아가 생산-유통-소비 단계를 통합하는 산업화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연근해어업 경영체의 산업 주체화 역량 강화를 위한 가치사슬 통합적 산업화는 시장 드라이버나 소규모 기업의 클러스터 접근에 있다. 이런 접근방안은 생산-유통-소비의 단계별 가치를 통합해 단일 형태의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일체화 가치사슬 체계로 엮어지는 산업구조다. 이에 참여하는 연근해어업 경영체는 생산-유통-소비의 가치사슬 통합적 산업화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연근해어업 경영체의 산업역량 강화를 위한 가치사슬 통합적 산업화에는 생산-유통-소비에 연관된 다양한 사업 추진과 동시에 어업자원관리 같은 정부 서비스도 요구된다. 그리고 기존 경영체의 단기적·일회적인 경영전략보다는 장기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자본과 기술을 이용한 고차원적인 가치사슬 통합적 경영체가 돼야 한다. 또 가치사슬 통합적 경영체는 국내외 시장 다각화는 물론 다양한 수산 분야의 통합적 산업화 기능도 함께 갖추고 단순 생산 중심에서 시장 수요에 중심을 둔 맞춤형 가치사슬 통합전략을 구사해야 마땅하다. 생산과 가공, 유통과 마케팅에 맞는 다양한 산업적 기능을 갖춰 단계별 가치사슬을 통합하는 산업화를 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연근해어업 경영체 중심의 가치사슬 통합적 산업화의 모습은 국내 연근해어업 일부에서 이미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일부 수산기업들이 어업생산-가공-유통-판매의 가치사슬을 일체화한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멸치권현망어업처럼 전통적으로 어획-가공-유통·판매를 통합한 가치사슬 산업화 업종도 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현재 연근해어업에서는 아직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국내 연근해어업은 가치사슬 통합적 산업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없으나, 현행 제도나 어업자원관리 관점에서 여러 유형의 실효적인 추진이 가능하다. 우선 현행 연근해어업의 TAC(총허용어획량)에 기반한 TAC 할당량 어업제도를 확대 개편해 IQ(개별어획할당)나 ITQ(개별양도성어획할당제) 제도를 도입하면, 건실한 경영체 중심의 가치사슬 통합적 산업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연근해어업 경영체의 가치사슬 통합적 산업화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실효적인 지원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 지원정책은 연근해어업 경영체를 대상으로 가치사슬 통합적 산업화 경영체로서 성숙한 시장경영 전략으로 산업경쟁력을 높여 나가도록 하는 산업역량 강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 연근해어업 가치사슬 통합적 산업화의 노력은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기후변화-코로나 불확실성 시대에 연근해어업의 지속적인 발전 토대 구축이란 결실을 맺을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