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 검증 과정 직접 개입해 보고서 수정 지시”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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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당정 예산정책협의회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국민의힘 하태경 부산시당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예산정책협의회를 갖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국민의힘 하태경 부산시당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예산정책협의회를 갖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결과 발표가 임박해지면서 부산·울산·경남(PK) 여권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부산의 박재호·최인호, 경남의 민홍철·김두관·김정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총리와 비공개 면담을 가진 데 이어 국회에서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만나 신공항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PK 민주 의원들, 김수삼 위원장 맹비난

“분과 보고서 윤색 지시, 명백한 월권 행위

국토부 의견 반영하려는 의도” 시정 요구


PK 의원들의 이런 움직임은 막바지에 이른 검증위의 내부 논의가 상당히 왜곡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K 의원들은 이날 김수삼 검증위원장이 분과별 검증과정에 직접 개입해 국토교통부 의견을 반영하려 한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거론하며 정 총리에게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김정호 의원은 이날 면담 이후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안전분과에서 지난 22일 4 대 1의 다수안으로 실패접근절차 등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김 위원장이 ‘톤 다운’하라고 수정지시를 내리고 위원들이 말을 듣지 않자 독자적으로 조정안을 내겠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그건 총리실의 중립성을 완전히 훼손하는 명백한 월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검증위 산하 4개의 분과 중 안전분과의 경우, 그동안 여러 쟁점을 놓고 찬반 토론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특히 새로 생기는 V자 활주로의 ‘복행’(고어라운드) 상황 시 1차 시뮬레이션 결과 항공기가 인근 산에 충돌하는 치명적인 결과가 나오면서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점증했다. 그러나 국토부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2차 시뮬레이션을 요구하면서 수용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었고, 검증위가 2차 시뮬레이션을 강행하면서 부울경이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전분과 위원 다수는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객관적으로 기술하기를 원했고, 최근 분과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다수 의견을 이를 반영했는데, 총괄을 맡은 김 위원장이 ‘윤색’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여러 경로로 확인된 사실”이라며 “김 위원장의 행태는 완전히 중립성을 잃은 것으로, 검증 결과에 대한 수용불가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PK 의원들은 이날 정 총리에게 검증 발표도 위원장이 총괄 의견을 제시할 게 아니라 분과별로 발표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PK 의원들은 이날 정 총리가 ‘검증위의 모든 검증 과정을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투명하게 공개하고, 발표 형식에 대해서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우리 측의 의견을 대폭 수용한 것”이라며 검증위 내부의 ‘이상 기류’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정 총리는 이날에도 “정치적 오해를 피하기 위해 그동안 검증위 논의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관여할 수도 없다”며 검증위 결과는 독립적으로 정해질 것이라는 원칙론적 입장을 거듭 밝혔다. 앞서 정 총리는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검증 발표 시기를 ‘9월 말’로 언급하면서 가덕신공항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아니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검증위의 결론이나 발표 형식은 25일 총괄 회의에서 내부 조율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PK 측의 요구가 그대로 수용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PK 의원들은 이날 정 총리에게 “흉흉한 부산 민심도 감안해 달라”며 읍소전도 펼쳤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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