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명물’ 광안대교, 교량 교통사고 전국 1위 ‘오명’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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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국정감사

전국 교량 중 교통사고 1위로 파악된 부산 광안대교. 직선거리가 길고 해풍이 센 광안대교의 특징을 고려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정종회 기자 jjh@ 전국 교량 중 교통사고 1위로 파악된 부산 광안대교. 직선거리가 길고 해풍이 센 광안대교의 특징을 고려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광안대교가 전국 교량 중 '사고 발생 1위 교량'으로 조사됐다. 또 부산 교량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4건 중 1건이 광안대교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선거리가 길고 해풍이 센 광안대교의 특징을 고려해 사고를 줄이기 위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도로교통공단에서 받은 ‘최근 5년간 교량 교통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한 교량은 부산 대표 랜드마크인 ‘광안대교’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은 자료에서 2015~2019년 부산 광안대교에서 발생한 사고가 94건이라고 밝혔다. 이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178명이 다치는 등 모두 180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광안대교를 제외하면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교량은 양화대교(64건), 반포대교(63건), 한남대교(60건) 등 10위까지 모두 서울에 있다.


한병도 의원 ‘5년간 사고’ 분석

부산 교량 사고 4건 중 1건 차지

하루 11만 대 압도적 교통량 탓

긴 직선거리·강한 해풍도 한몫

2~10위 사고 교량은 모두 서울


같은 기간 부산 교량에서 발생한 사고는 400건으로, 6명이 사망하고 456명이 다쳤다. 부산 교량 사고 4건 중 1건은 광안대교에서 발생한 꼴이다. 올해도 광안대교에서 교통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올 6월 1일 오전 1시 57분 50대 택시기사 A 씨가 술에 취한 채 시속 140km로 광안대교를 달리다 다리 구조물을 들이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광안대교에서 유독 교통사고가 잦은 이유로 △많은 교통량 △강한 해풍 △긴 직선거리를 꼽았다. 부산시가 올 2월에 발간한 ‘2019년도 부산시 차량교통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시내 주요 교량 5곳 중 광안대교가 압도적으로 교통량이 많았다. 부산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루 평균 광안대교에서 11만 1600대가 오가는 것으로 추정했다. 2위인 신호대교(7만 6011대)는 물론 나머지 부산항대교(4만 5460대) 남항대교(4만 5383대) 우암고가교(3만 1388대) 대동화명대교(2만 488대)와도 차이가 크다.

주로 한강에 설치된 서울 교량과 달리 광안대교는 바다와 맞닿은 해상 교량인 탓에 해풍에 취약하다. 실제로 태풍 ‘하이선’이 부산을 덮쳤던 지난달 7일 오전 7시 48분 부산 광안대교 하판을 달리던 1t 탑차가 강풍에 전도됐다. 당시 태풍 하이선의 최대 풍속은 시속 145km에 달했다. 이에 부산시설공단은 지난달 16일 해안순환도로망인 광안대교·거가대교 등의 교통 통제 기준을 초속 25m에서 초속 20m로 강화하기도 했다.

게다가 광안대교는 직선거리가 긴 탓에 운전자가 과속의 유혹에 쉽게 노출된다.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최재원 박사는 “광안대교는 해상을 따라 직선거리가 긴 탓에 운전자가 인식하는 것 보다 실제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면서 “과속 단속카메라가 몇 군데 있지만 운전자가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광안대교가 ‘전국 사고 1위’ 오명을 벗고 안전한 교량으로 거듭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병도 의원은 “광안대교는 부산 시민이 애용하는 지역 대표 교량이지만 전국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해 운전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부산시, 부산시설공단 등 관련 기관이 원인을 자세히 분석해 교통사고 발생을 줄일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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