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민의힘, 가덕신공항 지지 첫 공개 천명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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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신공항 검증 발표 임박

올 8월 부산시당위원장 선출 이후 첫 회동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남을·왼쪽) 의원과 국민의힘 하태경(해운대갑) 의원. 부산일보DB 올 8월 부산시당위원장 선출 이후 첫 회동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남을·왼쪽) 의원과 국민의힘 하태경(해운대갑) 의원. 부산일보DB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 전원이 가덕신공항 지지 입장을 전격적으로 밝혔다. 그동안 지역 정치권의 가덕신공항 유치 활동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부산·울산·경남 의원들 주도로 이뤄지며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으나 이번에 지역 야권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적극 지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국민의힘은 가덕신공항 유치에 결정적 잣대가 될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 발표라는 중요 시점을 택해 가덕신공항 유치에 적극적으로 가세하는 정치적 묘수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태경 의원, 일일이 전화 걸어 설득

서병수 등 의원 15명 전원 흔쾌히 수락

“대통령이 빨리 결단해 달라” 촉구도

민주당 부산시당 “힘 모을 것” 환영

부산 여야, 지역 숙원 위해 협치 나서


그동안 서병수(부산 부산진갑) 의원이 부산시장 재임 당시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받아들인 탓에 부산의 숙원 사업인 가덕신공항 유치에는 거리를 두며 남의 일처럼 바라만 보던 처지를 일순 벗어나게 됐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 국회의원 15명은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는 신공항과 관련해 안전하며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가덕신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은 “사안(가덕신공항)이 결정된다면 전적으로 돕겠다는 의사를 표명한다”고까지 밝히며 그동안의 방관자적 태도를 벗어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이어 이들 부산 의원은 “부산 미래 발전, 재도약의 초석이 될 24시간 운영 가능한 가덕신공항은 부산 시민의 숙원 사업이자 염원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또 “검증위원회의 결과 발표 후 공은 정부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되는데 신공항 추진은 결국 정부의 몫이며 최종 결정권자는 대통령일수밖에 없다”면서 대통령의 결단도 촉구했다.

지역 야권의 가덕신공항 지지 표명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틀 전만 해도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가덕신공항과 관련, ‘부산 여야가 함께 대통령 면담을 하자’는 뜬금없는 제안을 했다. 여당이 받아들이지 못할 걸 알고 ‘딴지’ 놓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살 판이었다.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부산 국민의힘을 이끄는 하태경(해운대갑) 시당위원장이 5일 저녁 부산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설득 작업에 나섰고 가덕신공항 지지 입장을 내놓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시장 시절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받아들인 서 의원이나 강서구를 지역구로 둔 김도읍(북강서을) 의원, 국회 국토위가 상임위인 이헌승(부산진을) 의원 등도 모두 가덕신공항 지지 입장 표명에 동참하기로 했다. 서 의원은 “신공항 문제는 기술적 문제나 안전 부분은 수도 없이 검토했다. 이제 남은 것은 정치적 결단뿐이며 대통령이 가덕신공항으로 결단한다면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었다”면서 “시민을 위한 일이면 여야가 따로 없으며 중요한 점은 되든, 안 되든 하루라도 일찍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서병수 의원의 부산시장 시절 불가피하게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받아들인 일 때문에 그동안 가덕신공항 문제에는 찬성도, 반대도 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태도를 유지하며 속앓이를 해 왔으나 이번에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특히 부산 숙원 사업 앞에 중앙당의 입장이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여야 협치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당 혁신에 대한 목소리를 내 온 하태경 위원장이 부산 국민의힘을 이끌면서 여야 부산시당위원장 회동으로 협치를 약속했고, 매머드급 대변인단을 구성해 각종 사안에 목소리를 내는 등 여야 협치나 당 운영에 있어 한층 활기가 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하 위원장 취임 이후 가덕신공항에 대해 그동안 모호하던 입장도 이번 기회에 확실히 정리하고 넘어가는 분위기다. 하 위원장은 “가덕신공항 문제에 있어서 민주당이 원하는 모든 것에 도움을 주겠다는 입장이다”면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한 것도 정쟁을 하자는 의도가 아니라 민주당이 원하면 대통령도 만나러 가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을 보여 주기 위해서라고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민주당 부산시당도 이날 야당 측의 가덕신공항 지지 입장 표명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나섰다. 민주당 시당은 이날 낸 성명에서 “안전하고 24시간 운영 가능한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해 여야를 넘어 힘을 모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다”면서 “검증 결과 발표가 임박한 만큼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국가 균형발전, 부산 재도약이라는 뜻 아래 부산 여야 의원들이 형식·장소 등에 얽매이지 않고 조속히 모여 가덕신공항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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