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뉴노멀 시대 스마트 해양수산 핵심은 인재
최형림 동아대 교수·해양수산부 4차산업위원장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세계 10위, 국가경쟁력 세계 13위. 대한민국이 지난 70여 년간의 노력 끝에 얻은 국가 성적표이다. 우리 경제는 1960년대 초반 이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고성장을 지속했다. 이러한 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소득수준에 비해 높은 교육열과 산업발전 단계에 따른 적절한 인재양성 정책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에 이어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상황까지 겹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큰 혼돈 상태에 빠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을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국내 해양수산산업도 마찬가지이다.
4차 산업혁명·코로나 시대 ‘뉴노멀’
해양수산업 분야도 인재 확보 중요
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 준비하고
중앙·지방정부, 산학연 머리 맞대야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1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9대 핵심과제와 25개 세부 추진 과제로 구성된 ‘해양수산 스마트화 전략’을 발표했고, 올 7월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6대 추진 전략과 18개 추진 과제로 구성된 ‘해양수산 분야 코로나 19 이후 대응 전략’도 수립해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19가 가져온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 시대에 해양수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여 세계 속으로 뻗어 나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과 성장동력 개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정책 수립, 적시에 이를 실행하기 위한 예산의 확보가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이다. 4차 산업혁명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우수한 응용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인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개발 못지않게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확산하면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 누가 실행하는가에 따라서 성과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은 대학과 전문 교육기관만 고민해서 될 일은 아니다.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연구기관, 유관 조직, 기업들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해양수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인력이 필요한 것인가’를 모두가 함께 정의 내리는 것이 시작이다. 이후에 어떤 인프라와 지원 정책이 필요한지,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지, 인력을 어떻게 산업에서 활용할지 등에 대하여 부문별 전문조직 및 기관에서 실행 전략과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면 된다.
이미 해양수산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 선진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나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을 선도적으로 개발했던 네덜란드의 해양물류학과에서는 최신 정보통신기술(ICT) 요소를 포함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스마트 항만물류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도 4차 산업혁명 기술 교육을 중심으로 스마트 선박을 개발하고 수산업의 스마트화를 이끌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선진국의 인재 양성 키워드는 ‘자동화’, ‘스마트화’로 압축된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해양수산업 발전을 이끌어 나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에서 강조되는 것 외에 코로나 19가 가져온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해운물류 분야에서는 세계 무역량 감소에 따른 물동량 감소, 수산 분야에서는 비대면 확산으로 인한 온라인 유통 증가, 재난 상황에 대한 운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스마트 기술 요구 증대, 리쇼어링(Reshoring·생산시설 국내 이전)에 따른 국내 물동량 증가, 자율주행선박 및 친환경 선박 개발 가속화 등과 같은 변화를 함께 고려해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다. 해양수산업 발전을 위해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멀리 내다보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 교육, 즉 우리나라 해양수산업을 글로벌 No.1으로 만들어 나갈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단기 성과 창출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많은 시간도 필요하므로 중앙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필요하면 교육부와 협력해, 해양수산 인재 양성을 위한 장기 전략과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로 인해 뉴노멀 시대에 접어든 이 시점에, 향후 백 년을 내다보고 해양수산산업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대학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추진해야 하는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