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0] 코믹·스릴러·멜로·다큐까지… 관객들 눈이 즐겁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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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플래시 포워드

‘아사다 가족’ ‘아사다 가족’
‘썸머 85’ ‘썸머 85’

가을날 야외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오픈 시네마’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백미다.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운영 좌석을 대폭 줄이지만, 여섯 편의 다채로운 작품을 준비해 관객의 아쉬움을 달랜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오픈 시네마’를 즐겼다면 막 발걸음을 뗀 비아시아권 신인 감독의 새로운 시선도 눈여겨보자. 감독의 첫 작품이나 차기작 10편이 ‘플래시 포워드’ 부문에 이름을 올려 ‘플래시 포워드상’을 놓고 경쟁한다.

‘대무가: 한과 흥’ ‘아사다 가족’…

국제적 관심 끈 작품 6편 공개

‘라이벌’ ‘사랑의 유효기간’ 등 10편

플래시 포워드상 놓고 열띤 경쟁


■오픈 시네마

오픈 시네마에서는 국제적인 관심을 끈 화제작 6편을 만나볼 수 있다. 이들 작품은 모두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된다.

다만 코로나 여파로 5000석 규모로 운영했던 좌석을 대폭 줄일 가능성이 커서 관객들의 ‘티켓 경쟁’이 예년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영화 ‘대무가: 한과 흥’과 대만의 ‘도둑맞은 발렌타인’은 월드 프리미어로 전 세계에서 처음 공개된다. 영화 ‘대무가: 한과 흥’은 무당이 된 남자가 다른 무당, 마을 폭력배 등과 겪는 일을 담는다. 총 4부로 나뉘어 전개되며 코미디와 스릴러를 오가는 장르적 변주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영화 ‘도둑맞은 발렌타인’은 사랑 속도가 다른 두 남녀가 20년 만에 다시 만나는 로맨틱 코미디다. 2001년 부산영화제 아시아프로젝트마켓 선정작으로 19년 만에 부산으로 돌아왔다.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소울’은 아시아 최초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영화는 중학교에서 밴드를 담당하는 음악 선생님이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들이 머무는 세상에 가며 겪는 일을 그린다. ‘몬스터 주식회사’ ‘인사이드 아웃’ ‘업’ 등의 애니메이션 감독을 맡은 피트 닥터의 신작이다. 알록달록한 화면과 귀여운 캐릭터를 보는 재미는 물론이고 인생과 행복, 슬픔, 죽음 등 삶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져 관객에게 깊은 생각의 시간을 선사한다.

일본 가족영화의 따뜻한 영상미를 좋아한다면 ‘아사다 가족’에 주목해보자. ‘행복 목욕탕’ ‘조금씩 천천히 안녕’ 등을 만든 나카노 료타 감독의 신작이 눈에 띈다. 영화는 전문 사진작가 마사시의 눈을 통해 사진과 인생,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실제 사진작가의 사진집을 모티프로 제작된 작품. 관객에게 건네는 유쾌한 유머와 따뜻한 위로가 인상적이다. 스타 배우 니노미야 가즈나리, 쓰마부키 사토시의 섬세한 감정 연기도 돋보인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썸머85’는 주인공 알렉시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자각한 뒤 인생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프랑스 대표 감독 중 한 명인 프랑수아 오종만의 기발한 상상력과 색다른 성적 코드가 돋보인다. 전작인 ‘어떤 죽음’ ‘시트콤’ ‘워터 드롭스 온 버닝 락’보다 대중적인 감성을 넣어 빚어낸 점이 눈에 띈다. 여기에 스크린 가득 담긴 1980년대 음악과 패션은 영화의 맛을 더한다.

다니엘레 루체티 감독의 영화 ‘끈’은 올해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영화는 별거와 이혼 후에도 헤어지지 못하는 한 커플의 30년을 담는다. 로마와 나폴리, 현재와 과거를 끊임없이 넘나들며 전개되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이탈리아 국민배우인 알바 로르와처, 루이지 로 카시오, 로라 모란테, 실비오 올랜도 등의 명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짐승들의 마을’ ‘짐승들의 마을’

‘포식자들’. BIFF 제공 ‘포식자들’. BIFF 제공

■플래시 포워드

‘플래시 포워드’에는 유럽과 북미 등에서 도착한 열 편의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월드 프리미어가 3편, 자국을 제외하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5편이라 더욱더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작품 중 한 편은 ‘플래시 포워드상’과 상금을 받게 된다.

월드 프리미어에는 독일 영화 ‘라이벌’과 영국의 ‘사랑의 유효기간’, 러시아 작품인 ‘팔미라’가 포함됐다.

‘라이벌’은 우크라이나 작은 마을에 사는 아홉 살 소년 로만이 엄마를 찾기 위해 독일로 떠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소통과 단절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으로 아역 배우의 눈물겨운 연기가 일품이다.

‘사랑의 유효기간’은 두 남녀가 처음 만나 2년간 연애하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알렉산더 밀로 비쇼프 감독은 고정된 카메라로 마치 다른 연인의 연애를 몰래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연출했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같이 기쁨과 슬픔을 오가는 연애의 희로애락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영화 ‘팔미라’는 데뷔작으로 상하이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던 이반 볼로트니코프의 두 번째 영화다. 테러리스트가 된 딸을 만난 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이외에도 다큐멘터리 ‘멀리서 죽어가는 거북이의 기술’과 ‘짐승들의 마을’ ‘타이거즈’ ‘포식자들’ ‘허공답보’ 등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5편과 캐나다의 ‘나디아, 나빌레라’, 이탈리아의 ‘마깔루조 다섯 자매’ 등도 ‘플래시 포워드’ 섹션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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