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0] 코로나 위기 슬기롭게 넘는 ‘관객이 만드는 영화제’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5회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위부터 지난해 열린 변성한 감독의 GV와 관객이 기획한 행사 장면, 올해 커뮤니티비프에서 상영하는 ‘1번가의 기적’ 스틸컷. BIFF 제공 위부터 지난해 열린 변성한 감독의 GV와 관객이 기획한 행사 장면, 올해 커뮤니티비프에서 상영하는 ‘1번가의 기적’ 스틸컷. BIFF 제공

올해 코로나19 위기를 넘어야 하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고민 많은 곳 중 하나가 ‘커뮤니티비프’다. ‘관객이 만드는 영화제’란 슬로건에 걸맞게, 관객이 직접 주체로 나서 ‘대면’과 ‘참여’ 중심의 행사를 만들어와서다.

올해 커뮤니티비프는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대면 행사를 최소화한다. 대신 관객이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는 색다른 프로그램으로 ‘영화제 안의 영화제’의 명맥을 이어 간다. 예년처럼 원도심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행사는 기대할 수 없지만, 온라인 스크리닝 등을 활용한 ‘위기 속 해법’으로 관객과 호흡하는 ‘소통의 장(場)’을 마련했다. 올해 커뮤니티비프는 부산 중구 남포동 ‘롯데시네마 대영’ 한곳에서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22~25일 ‘롯데시네마 대영’에서

청년기획단 꾸리고 온라인 토론

코로나 블루 치유·교수법 마련

강말금·김의성·변요한과 만남도


■2020 커·비는 ‘비대면’·‘청년’

올해 커뮤니티비프의 핵심 키워드는 ‘비대면’과 ‘청년’이다. 공연이나 퍼포먼스 등 좁은 공간에 관객이 많이 몰릴법한 행사는 열지 않고, 관객과의 대화(GV)나 토론 등은 실시간 온라인 채팅을 이용해 진행한다.

주요 행사인 ‘리퀘스트 시네마’와 ‘리액션 시네마’ ‘리스펙트 시네마’ 등은 온·오프라인을 버무린 방식으로 연다. 관객이 직접 프로그래머가 되어 기획부터 상영까지 주도하는 ‘리퀘스트 시네마’는 실시간 온라인 채팅창 활용, 좌석 띄워 앉기, 1·2열 비우기 등 철저한 방역 아래 진행하기로 했다. 춤·노래 등 자유로운 방식으로 영화를 즐겼던 ‘리액션 시네마’ 프로그램은 ‘상상 시네마’로 대체된다. 현장에 참석한 감독과 관객이 온라인 채팅방에서 영화 결말을 함께 유추해보며 토론하는 행사다. 영화를 탐험하는 ‘리스펙트 시네마’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처음으로 온라인 스크리닝 서비스 등을 선보인다. 관객들은 온라인 어플리케이션 ‘스마트 시네마’에서 현재 중국 극장에 걸려 있는 영화를 손쉽게 관람할 수 있다.

각양각색 청년 맞춤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커뮤니티비프는 올해 처음으로 만 17세부터 34세의 청년을 대상으로 ‘청년기획단 1기’를 모집해 주요 프로그램을 함께 꾸몄다. ‘고이 접어 둔 추억이 당신의 오늘이었던 날’ ‘상상시네마: What is next?’ ‘엔딩, 크레딧’ 등이다. 관객들은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가는 청년의 상상력을 공유하며 색다른 영화 축제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객 기획·참여 프로그램인 ‘청년졸업에세이’와 ‘땐뽀걸즈’ 등도 청춘을 이겨내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뤄 주목을 받는다.


■코로나19 이길 프로그램들

올해 눈에 띄는 점은 관객들의 코로나 시대 극복을 도울 프로그램들이 여럿 준비됐다는 거다. 관객이 직접 기획한 ‘리퀘스트 시네마’에는 감염병 확산으로 자연스럽게 떠오른 새로운 교육법은 물론 코로나 장기화로 겪는 무기력증과 우울증 해소에 도움을 줄 3편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캡틴 판타스틱’은 전직 교사인 김은형 작가가 주요 참석자로 나서 관객과 소통한다. ‘코로나 시대의 홈스쿨링’을 주제로 파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는 학습을 주제로 한다.

하지현 정신과 전문의와 함께하는 ‘돈 워리’에선 영화 감상은 물론 삶의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다. 영화팬 뿐 아니라 코로나 사태로 무기력증이나 우울감에 빠진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길종 영화감독의 아들이기도 한 하 박사는 영화의 메시지에 인간관계, 용서 등 삶의 이야기를 접목해 관객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넬 예정이다.

주인공들의 우정이 도드라지는 영화 ‘아부다비에서 베이루트까지’ 연계 프로그램에서는 전염병 확산으로 심각해진 ‘인종 혐오’ 극복과 코로나 블루로 인한 마음 치유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3개국 주한대사가 프로그램에 참석해 관객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 영화 팬들의 기대가 높다.


■인기 감독·배우와 함께

이외에도 커뮤니티비프에는 특별행사가 준비돼 있다. 지난해 영화 제작자 김지미와 함께한 ‘김지미를 아시나요’ 행사가 열린다.

리스펙트 시네마 프로그램 중 하나인 ‘마스터 톡’에는 영화 ‘1번가의 기적’의 윤제균 감독과 배우 하지원이 함께한다. 이준익 감독, 봉만대 감독과 영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양방향 토크 ‘라디오 스타’도 있다. 배우 변요한, 강말금 등도 부산을 찾아 영화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커뮤니티비프 공동운영위원장인 배우 김의성이 직접 나선 프로그램도 있다. 김의성은 부산 원도심을 중심으로 맛집, 명소를 소개하며 관객과 랜선 소통에 나선다. 지난해 그가 조우진, 진선규, 박성웅 등과 함께 만든 남포동 매력 찾기 영상 ‘김의성과 친구들’도 이번 행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중화권 인기 배우 장궈룽(장국영) 특별전도 마련됐다. 그의 대표작인 ‘아비정전’(1990)과 ‘창왕(스피드4초)’(2000) 등이 준비돼 취향에 따라 골라보는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