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판] 故 박지선 아버지가 쓴 '지식인' 답변 '뭉클'… "내 딸은…"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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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박지선. 연합뉴스 자료사진 개그맨 박지선. 연합뉴스 자료사진

개그우먼 박지선이 36세 꽃다운 나이로 생을 마감한 가운데, 과거 그의 아버지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포털사이트 '지식인' 답변 글이 회자되면서 누리꾼의 마음을 더욱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해당 글은 지난 2007년 8월 네이버 '지식 iN'에 게재된 것으로 '박지선이 진짜 여자냐. 다들 여자라는데 저는 남자 같다. 제발 알려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1년여 시간이 지난 2008년 9월, 해달 글에는 박지선 아버지가 작성한 답변 하나가 달렸다.

박지선 아버지는 "1984년 음력 11월 3일 저녁 7시 5분 부평 성모자애병원에서 3.1kg의 건강한 아기로 자연분만으로 태어났다"고 운을 뗀 후 "초·중·고 줄곧 우등생과 학교 반장을 도맡아 했고 아주 성실하고 착한 학생이었다. 거기다 유머까지 가지고 있어 친구들 사이에서 늘 인기가 많았다. 그 흔한 학원 한번 과외 한 번 받지 않고도 늘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철두철미한 예습 복습과 성실한 학교생활이었다"라고 딸을 칭찬했다.

이어 그는 "고등학교 전 학년 성적이 아주 우수해 고려대 수시모집에 합격했다"며 "박지선은 자신을 내세울 준비를 하지 않았다.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 된다고 하더라도 절대 자신을 내세우는 박지선이 아니다. 박지선은 그런 사람이다. 그리고 처음으로 사인을 이렇게 해준 사람에게 미안해서라도 바꾸질 못하겠단다"라며 딸을 표현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버스 기사님께 인사하는 개그맨, KBS 본관·별관 경비아저씨께 인사 잘하는 개그맨이다. 박지선은 개그맨 선후배 사이에서도 좋게 평가받고 있을 것이다. 내가 아는 박지선은 속이 깊고 겸손하고 남을 많이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 딸 박지선의 건강과 무궁한 발전이 함께하길 바란다"라며 자신이 박지선의 아버지임을 직접 밝혔다. 이어 "그렇게 아픔을 겪고도 좋은 대학교에 갔던 것처럼 어떤 역경이 닥쳐온다고 해도 박지선은 헤쳐나가리라 본다"라고 답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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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인은 생전 햇빛 알레르기가 있어 화장을 아예 못 했지만, 그 사실을 숨기기보다 오히려 개그 요소로 활용하는 용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 지병은 최근 들어 악화하면서 야외 촬영은 물론 무대 행사 시 비추는 조명마저 고인을 상당히 괴롭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박지선은 이날 오후 1시 44분께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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