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창문을 열어보세요, 음악 공연이 열립니다!’
부산시립예술단노동조합 소속 음악가들이 지난 여름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주민들을 위로하는 베란다 음악회를 열고 있다. 부산일보DB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 동시에 문화 공연과 관광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비대면’ 이색 행사들이 부산에서 잇따르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베란다에서 음악 공연을 즐기는가 하면, 해외 관광객들은 ‘랜선 관광’을 통해 부산을 만끽하고 있다.
부산 수영구는 아파트에 찾아가서 음악 공연을 하는 ‘베란다 콘서트’를 연다고 4일 밝혔다. 베란다 콘서트는 연주자가 아파트 공터 등에서 공연을 열고, 주민들은 베란다에서 감상할 수 있는 비대면 공연이다. 사전에 참여 의사를 밝힌 아파트 두 곳을 대상으로 오는 20일, 27일 각각 실시한다. 공연은 오후 5시부터 클래식 공연과 대중음악 버스킹 공연이 각각 30분씩 총 1시간 열린다. 이 행사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콘서트홀 등 대중문화 시설을 꺼리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마련됐다.
코로나 속 비대면 이색 행사 확산
수영구 ‘베란다 콘서트’ 개최 예정
예술인 위한 온라인 라이브 공연도
부산관광공사, 랜선 부산여행 진행
수영구는 또 매년 연말 개최하던 수영구 합창단 정기연주회를 온라인으로 연다. 수영구 합창단 정기 공연은 올해 15회째로 매년 남천동 KBS홀에서 열린다. 평균 2000명이 찾는다. 구는 올해 실내에서 공연이 불가능해지자 영화의전당 등에서 공연 영상을 촬영해 다음 달 구청 유튜브 등에 올릴 예정이다.
앞서 수영구는 올 4월 지역 예술인을 위한 ‘방구석 라이브’ 공연을 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이 큰 공연·문화계를 지원하는 취지로, 관내 소극장 3곳에서 음악, 댄스, 마술 등 다양한 문화공연을 관객 없이 개최 후 촬영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수영구 관계자는 “실내에서 열리는 공연이 줄줄이 축소되거나 취소되면서 문화공연에 목말라하는 주민과 무대가 없어 힘든 지역 예술인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번 베란다 콘서트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 관광객에게 부산을 알리는 ‘맞춤형 랜선 관광’도 선보인다.
부산관광공사는 오는 7일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 플랫폼인 ‘마펑워’를 통해 해운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SNS 인플루언서 2명이 해운대 해변열차, LCT 전망대, 해운대해수욕장 등을 돌아다니면서 부산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중국 관광 소비자와 온라인 댓글 등으로 부산에 대해 소통할 예정이다.
부산관광공사는 또 말레이시아와 태국 관광 소비자를 위한 유튜브 영상도 찍을 계획이다. 각국에서 활동하는 유명 유튜버를 초청해 부산 여행에 관련된 영상을 만들어 올린다.
부산의 다른 지자체와 공공기관들도 코로나19 장기화를 대비해 주민들을 위한 비대면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코로나 이후 변화하는 관광 시장 상황에 맞춘 홍보 마케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