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교생 학력 격차 코로나에 더 심화…중위권 줄고 상·하위권 늘어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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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 경남여고에서 고3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 동구 경남여고에서 고3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의 원격수업으로 교육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데이터 분석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부산시교육청이 전국 처음으로 학력 변화 경향성을 분석한 결과, 수학, 영어 과목 모두 전반적인 학력 저하가 나타났으며 상위권과 하위권의 학력격차는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학 과목의 학력 격차가 더 커졌다. 전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격차 실태 파악에 나선 곳은 부산교육청뿐이어서 교육부를 비롯해 전국에서 이번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전국 최초 분석

중위권 줄고 상·하위권 늘어

수학과목 성적 격차 가장 커


10일 부산시교육청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학력 저하와 학력 격차 실태를 알기 위해 최근 부산대 ‘빅데이터 기반 금융·수산·제조 혁신 산업수학센터’에 의뢰해 부산 지역 일반고 학생들의 학력 변화 경향성을 분석했다”면서 “그 결과 동일 학생(군) 대상 분석에서 수학, 영어 과목 모두 학력 저하가 나타났으며, 특히 지난해 성적이 중위권이었던 학생들이 올해 상위권과 하위권으로 이동하여 학력 격차가 더 심화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자료-부산시 교육청 제공 자료-부산시 교육청 제공

지난해 성적 그래프가 포물선을 그리며 중위권이 강한 형태를 보였다면 올해는 중위권이 줄고 하위권이 두툼해지는 형태의 그래프로 변화했다. 특히 지난해 1학년에서 올해 2학년으로 올라온 학생들의 성적 변화를 보면, 수학 성적이 중위권 이하에서는 더 떨어진 반면, 상위권에서는 더 올라 격차가 더 커졌다. 올해 3학년인 학생들은 수학과 영어 모두 지난해 성적에 비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동일 학년 대상 분석에서는 지난해 2학년보다 올해 2학년들의 수학 성적이 중위권 이하에서는 더 낮아졌고, 상위권에서는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이 분석 역시 격차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력 변화’ 경향성 분석은 부산 일반고 24개교(남학교·여학교·남녀공학 각 8개교, 공·사립 각 12개교)를 대상으로 2019학년도 1, 2학년과 2020학년도 1, 2, 3학년의 1학기 수학·영어 과목에 대한 ‘지필평가 도수분포표’에 대한 분석으로 실시됐다.

우려했던 학력 격차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입증된 만큼, 시교육청은 학력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우선 시교육청은 오는 16일 개최되는 일반고 교감 워크숍 등에서 이번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2021학년도 주요 업무계획 및 학교 지원정책에 우선 반영할 계획이다. 또 일반고 96곳에 학교당 500만 원씩을 지원해 기초학력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중등수석교사 14명이 학력 저하 현상을 보인 일반고 학생 118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1 대 1 학습컨설팅을 실시한다.

중학교 1~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에 대해선 이달 중 국어와 수학 과목에 대한 최소 성취기준 다깨침 자료를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부산대학교 사범대와 신라대학교 사범대, 부산교육대학교에 재학 중인 예비교사들도 초·중·고 학생들의 정규수업과 방과후학교 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12월부터 멘토링에 나선다.

김석준 교육감은 “이번 분석 결과는 장기간 원격수업으로 인한 전국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코로나19 극복 차원에서 부산지역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 및 학력격차 해소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최대한 마련하고 시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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