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꼬임에 빠지지 말고…” 코로나를 건너는 시의 위로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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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작가회의 해운대서 시화전

오는 29일까지 해운대 미포~청사포 산책로 울타리에서 열리는 코로나 시화전. 부산작가회의 제공 오는 29일까지 해운대 미포~청사포 산책로 울타리에서 열리는 코로나 시화전. 부산작가회의 제공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시대, 시인들은 어떤 시상(詩想)을 포착했을까?

부산작가회의(회장 황선열) 시분과(위원장 최정란)와 무크지시움은 9일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로 해변열차 미포정거장 인근 산책로에서 시화전 ‘코로나 시대의 절망, 사랑 그리고 시’를 개막했다.

29일까지 열리는 시화전은 (사)요산기념사업회(이사장 조갑상), 신생인문학연구소(이사장 이규열)가 후원한다. 부산작가회의 시분과 시인들이 코로나19 시대의 삶을 주제로 쓴 70여 편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에 ‘코로나 코로나’라는 시를 낸 최영철 시인은 ‘코로나는 어떻게든 인간을 갈갈이 떨어뜨려 놓으려는 다른 별의 음흉한 술책’으로 정의했다. 최 시인은 ‘이런 와중에 얼굴 마주치지 마라 손잡지 마라했지만/어젯밤 꿈에 아버지가 오셔서 내 손을 잡고 당부하셨다/애야, 무슨 일 없니, 코로나 꼬임에 빠지지 말고/ 니 엄마 잘 보살피고 형제들 손 잘 잡고 살아라/떨어지면 안된다’며 코로나19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결속과 사랑을 강조했다.

권정일 시인은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침묵의 가치를 전한다.‘ 침묵, 넌 거리를 두지만 실은 우리를 각자 자신 안으로/모이도록 추천했지/그러면 너와 나에게 앞마당이 생기겠지/무당벌레는 무당벌레가 되고 방울토마토는 방울토마토가 되고/너와 내가 비로소 보이겠지’(침묵에게-팬데믹’ 중).

고명자 시인은 ‘나무되기 연습시간’에서 ‘지구를 휩쓰는 대유행은/혹시, 거꾸로 돌고 돌겠다는 지구의 전언일지 모르겠네’라면서, ‘주먹에서 힘을 빼야 하는 시간이네/쉿, 다치지 말아야 사랑이네’라며 겸손한 삶의 자세를 다짐한다.

행사를 기획한 최정란 시인은 “그동안의 삶의 자세를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보는 시편들이 코로나19에 지친 모두의 심신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051-806-8562.

김상훈 기자 neato@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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