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소' 칠성파 후계자, 7년 옥살이한 까닭은?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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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06년1월 신20세기파 조직원 60명이 흉기를 들고 부산 영락공원 장례식장에 난입해 칠성파 조직원들과 싸우는 장면. 부산일보DB 사진은 2006년1월 신20세기파 조직원 60명이 흉기를 들고 부산 영락공원 장례식장에 난입해 칠성파 조직원들과 싸우는 장면. 부산일보DB

26일 출소한 칠성파 보스 이강환 씨의 후계자 A 씨는 어떤 이유로 7년의 옥살이를 했을까.

A 씨는 2011년 말 칠성파 조직원 60명과 흉기를 동원해 라이벌 조직이던 신20세기파 수뇌부에 '작업'할 것을 교사했다. 칠성파 조직원 일부가 신20세기파에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보복에 나선 것. 실제로 당시 칠성파 조직원들은 신20세기파 조직원 1명을 찾아 가 집단 폭행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기점으로 부산지검이 1년 넘게 대대적인 조폭 수사에 나서 2013년 10월 A 씨를 비롯한 조직원 25명을 구속기소 되는 등 칠성파는 조직 전체가 홍역을 치렀다.

앞서 2011년 신년회에서 A 씨는 보스 이 씨에게서 '회장' 호칭을 사용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명실상부한 후계자 반열에 오른 것이다. 1991년 이 씨가 검찰에 구속된 이후 빈 자리를 메우고 조직을 정비해 온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계자로 인정받은 그해 조직원 관리 차원에서 사건을 일으켰고, 2년 뒤 부산지검에 기소되면서 기나긴 옥살이가 시작됐다.

2013년 당시 부산지검에 의해 기소된 A 씨의 혐의는 이른바 '범단죄'라 불리는 범죄단체조직죄.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조직했거나 이에 가입한 자'가 대상이며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한다.

최근 텔레그램 음란 단톡방 '박사방'을 운영하다 경찰에 검거된 조주빈과 그 공범들에게도 줄줄이 중형이 선고되는 것도 수사 당국이 이들을 범죄단체구성 혐의로 기소했기 때문이다. 범죄단체를 조직한 건 우발적 범행이 아니라 목적을 갖고 저지른 범행이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범죄자 입장에서는 중형이 떨어져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혐의지만,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높은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는 혐의이기도 하다. 그래서 범단죄 입건을 일선에서 '조폭 수사의 꽃'이라 부른다. 수사당국이 동네마다 조직 이름을 붙이고 계보까지 챙겨가며 조폭 관리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조직 내 영향력이 건재하다고는 하지만 A 씨를 칠성파의 2대 보스로 부를 수 있을까. 실제로 이들을 관리하고 있는 부산경찰청의 설명은 '아직 이르다'이다. 부산경찰청 폭력계 권유현 폭력계장은 "이강환 씨는 이미 충성 경쟁을 앞세워 후계자를 2~3차례 바꿨을 정도로 놀랍도록 영리하게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권 계장은 "이 씨가 살아있는 한 누구도 보스를 잠칭할 수 없고, 보스를 칭하고 움직이기만 해도 외근 형사들의 주시를 한 몸에 받게 된다. 부산에서는 10년 넘게 조폭 관련 사고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들 특진감이라고 눈을 번뜩일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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