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현승아"… 장기기증으로 3명 살리고 떠난 故 손현승 씨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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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탐사대' 방송화면 캡처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캡처


28일 밤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지난달 30일 부산 해운대 롯데 시그니엘호텔 연회장에서 현수막 설치 작업 중 추락해 숨진 작업자 故 손현승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됐다.

故 손현승 씨는 사고 당시 호텔에서 빌린 리프트를 이용해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던 중 갑자기 리프트가 쓰러져 6m 높이에서 추락했다. 그는 추락 당시 테이블에 머리를 부딪치고 의식을 잃었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故 손현승 씨는 바쁜 의사 형을 대신해 가족을 돌봤다. 십여 년간, 늘 현장에서도 동료를 위해 위험한 일을 자처했다.

사고가 발생한 호텔 측은 작업자의 안전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라고 주장했지만, 유가족 측 변호사는 당시 현장 상황 때문에 안전지지대를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방송에서 대학병원 흉부외과 의사로 있는 친형 손봉수 씨는 "차마 부모님에게 (동생이) 뇌사 상태의 (사고를 당했다고) 말을 못했다. 그런 말을 드리기가 너무 힘들어서"라며 울먹였다.

하지만 고심 끝에 장기 기증을 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손 씨는 "제 동생의 몸이 다른 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일부분이라도 (현승이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라며 "다른 거 다 내팽개치고 의사를 했는데, 그 의사를 한 형이 아무것도 못 해주니깐 그게 동생에게 너무 미안하다"라고 울먹였다.

장기기증이 이뤄지는 수술 날, 아들을 배웅하던 어머니는 "먼저 가 있으면 엄마가 갈게"라며 끝내 수술실 앞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故 손현승 씨 심장과 좌우 신장을 3명에게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편, 경찰은 해당 호텔 연회장에서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다가 리프트에서 떨어져 故 손현승 씨 함께 있었던 작업자 A 씨에게도 사고 책임이 있다고 봤다. 또 현수막 업체 대표는 소속 작업자들의 안전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호텔 측이 리프트 장비를 제공하면서도 리프트 작동 주의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호텔 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호텔 직원 B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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