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 후 투신' 목동 부부의 비극…"온국민이 부동산 블루"
사진은 서울 지역 아파트. 본 기사와 상관 없습니다. 연합뉴스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에서 3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후 투신 사망한 비극적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 국민의힘은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 때문이라고 지적했지만 누리꾼의 시선은 엇갈린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1시께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남성 A 씨가 아내를 흉기로 찌른 뒤 투신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층에서 발견된 A 씨는 구급대 도착 당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아내도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이들 부부는 최근 아파트 매입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에 자가를 보유했던 부부는 몇 년 전 6살 딸을 위해 학군이 좋은 목동으로 이사했다. 전셋집에 살던 부부는 조금 큰 평수의 아파트 매입을 고려했지만 최근 집값이 크게 뛰면서 자금 마련 등을 두고 자주 다퉜다.
4년 전 목동으로 이사올 당시만 해도 시세 10억 원이 조금 넘던 아파트값은 현재 20억 원까지 배로 뛴 상태다.
27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무상담이 적힌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이를 두고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28일 "서울 목동에 살던 한 부부가 매입자금 문제로 다투다 사망하는 정말 참담하고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24번의 누더기 대책과 임대차 3법의 불행의 결과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나”라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먹먹한 심정과 동시에 내 현실과 미래가 투영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24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 열흘이 되어가지만, 서울 전셋값은 74주 연속 상승하고 있고 국민은 부동산 구입을 위해 빚까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부동산 정치를 하며 편 가르기만 하고 근본적 대책은 내놓지 못하니 집값을 잡기는커녕 국민의 불신을 넘어 가정 파탄에까지 이르게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을 쉽게 쓰니 정치가 날로 어지럽고 나라와 국민이 위태롭다"며 "목동 부부의 비극은 마지막이 아닐 것임을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깨닫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바라보는 누리꾼의 의견은 갈린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애꿎은 피해자를 낳았다며 "저 역시 목동 부부가 될 수 있다. 살고 있는 집은 못 팔고 가고 싶은 집은 몇 억씩 뛰어 이제 꿈도 꿀 수 없다", "이 기사 보고 참담했다. 온 국민이 부동산 블루를 겪고 있다" "부동산이 올라도 너무 올랐고 운에 따라 누군가는 일확천금을, 누군가는 벼락 거지가 됐다" "밤마다 우리 부부도 부동산 얘기로 다투다가 후회하고 잠든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반면 한 가정의 문제를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한 의견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팔고 그 집에 전세 사는 동안 몇 억이 오른 사람도 다음을 준비하며 열심히 산다. 개인적인 선택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잘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돈욕심으로 가장 소중한 가족을 버린 거다. 아이는 무슨 죄인가", "집 못 샀다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건 아닐 것"이라며 해당 사건과 집값을 연계시키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