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 다 털렸죠? ㅋㅋㅋ’ 중학생 “호기심 때문에…”(종합)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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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전광판 해킹 혐의 검거
경찰 “미성년자,가정법원 송치”

지난해 부산 서면교차로의 한 옥외광고판이 해킹 당한 화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해 부산 서면교차로의 한 옥외광고판이 해킹 당한 화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해 겨울 부산 서면교차로에 설치된 ‘디지틀조선일보’ 전광판에 접속해 조롱성 문구를 남긴 범인은 중학생으로 밝혀졌다.

부산경찰청은 13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중학생 A 군을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군은 지난해 12월 14일 낮 부산진구 부전동 한 건물 옥상에 설치된 이 전광판에 ‘조선일보 전광판 중학생한테 다 털렸죠? ㅋㅋㅋㅋ’라는 문구를 무단으로 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전광판 관리 업체가 원격 제어용으로 사용하던 외국 프로그램이 자동 업데이트되면서 로그인 화면이 전광판에 표출됐다. 인근을 지나가던 시민들에게 전광판 관리 프로그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고스란히 노출된 것. 이 장면을 보고 로그인 정보를 입수한 A 군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전광판에 접속한 뒤 조롱성 문구를 게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국제 공조 수사를 벌였다. 프로그램이 외국산인 까닭에 무단 접속 용의자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인터폴의 도움까지 받아야 했고, 결국 A 군의 신원을 특정하는 데 성공했다. 컴퓨터에 능하던 A 군은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 때문에 한 행동이다’ ‘보안의 중요성 알려주고 싶었다’ 등의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측은 “A 군이 미성년자여서 구체적인 신원을 밝히기 어렵다. 곧장 가정법원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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