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B마트’ 해운대점 잠정 중단…골목상권 침해 부담됐나?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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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배달 라이더가 이동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배달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배달 라이더가 이동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배달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 플랫폼 업체 '배달의민족'이 상품을 매입해 직접 배달하는 ‘B마트’ 해운대점이 부산에서 한 달간 운영하다 잠정 중단했다. 배달의민족이 “더 나은 서비스로 문을 열겠다”며 영업 재개 의사를 밝히자, 지역 소상공인들은 ‘골목상권 침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배달의민족과 지역유통업계에 따르면, B마트 부산 해운대점이 지난 6일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지난 11월 비수도권 최초로 문을 연 지 한 달 만이다.

B마트는 배달의민족이 직접 물류창고를 갖추고 1시간 이내에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서비스다. 각종 식료품과 잡화 등 5000여 종의 상품을 판매하며, 자체 PB상품까지 나온 상태다. 앱을 통해 물품을 주문하면, 라이더가 직접 집까지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지난 11월 B마트는 비수도권 최초로 부산 해운대점을 열었다. 배달지역은 반여2·3동, 우1·2·3동, 재송1·2동이다. 하지만 한 달간 영업 후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부산 2호점으로 준비 중이던 서면점도 당장은 개장이 불투명해졌다.


지난 3일 오후 부산 북구 덕천역 사거리 일대에 북부산상인회(가칭)가 준비한 임대료 인하 호소 현수막이 걸려 있다. 북부산상인회는 부산 북구 일대에 확산했던 코로나19 여파로 상인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며 임대 인하를 호소하는 현수막 80여개를 내걸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부산 북구 덕천역 사거리 일대에 북부산상인회(가칭)가 준비한 임대료 인하 호소 현수막이 걸려 있다. 북부산상인회는 부산 북구 일대에 확산했던 코로나19 여파로 상인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며 임대 인하를 호소하는 현수막 80여개를 내걸었다. 연합뉴스

B마트는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수도권에선 1인 가구나 젊은 층에 인기가 높다. 기존의 탄탄한 배달망을 이용해 부산지역에 안착한다면 지역 상권 침해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중소형 마트와 전통시장 등 지역소상공인들은 ‘골목상권 침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 남구에서 중소형 마트를 운영 중인 김신구(51) 씨는 “요즘엔 1인 가구가 음식이나 식료품까지 적극적으로 배달시키는 추세인데 우리 같은 영세한 마트는 즉각 피해를 볼 것이다”고 말했다.

식자재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이수종(49) 씨는 “사실상 대기업인 배달의 민족이 어떤 규제도 없이 지역 상권에 들어오면 1인 식당이나 소규모 영업하는 유통업체들의 타격은 어마어마할 것이다”고 말했다.

B마트 측은 영업을 재개 의지를 보이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역 상권 침해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B마트 관계자는 “부산지역 진출 전략을 가다듬고 상품구성, 운영방식 등을 더욱 면밀히 검토하려고 한다”면서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은 없었고,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잠정 중단이다”고 말했다.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의회장은 “B마트는 수도권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막강한 플랫폼으로 지역유통, 전통시장, 중소마트 등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코로나19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데 부산지역에 안착한다면 눈물 흘리는 자영업자를 한 번 더 밟아버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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