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중 CO2 농도 2배 증가 땐 3등급 이상 태풍 확률 50%”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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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가스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가 ‘슈퍼 태풍’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됐다. 올 9월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면서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거센 파도가 해안으로 몰아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온실 가스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가 ‘슈퍼 태풍’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됐다. 올 9월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면서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거센 파도가 해안으로 몰아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이 대기 중 온실 가스인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하면,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도 50% 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슈퍼 태풍’ 발생도 잦지만, 지구온난화가 태풍 발생·세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IBS가 상관관계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팀머만 부산대 교수 IBS 연구진

지구온난화·태풍 상관관계 규명

열대 저기압 상륙 땐 홍수 위험


악셀 팀머만 부산대 석학교수가 이끄는 IBS 연구진은 슈퍼컴퓨터 ‘알레프’를 이용,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기후 변화를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2배 증가하면 적도 및 아열대 지역에서의 대기 상층이 하층보다 더욱 빠르게 가열돼 기존에 있던 대규모 상승 기류(해들리 순환)를 약화시키고, 이 영향으로 열대 저기압의 발생 빈도가 감소한다고 밝혔다.

반면 대기 중 수증기와 에너지는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태풍이 한 번 발생하면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약 50%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이산화탄소가 현재보다 4배 증가하면 강력한 열대 저기압의 발생 빈도가 이산화탄소 농도를 2배 증가시킨 시뮬레이션에 비해 더 증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각 열대저기압에 의한 강수량은 계속 늘어 현재 기후 대비 약 3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셀 팀머만 부산대 석학교수. 부산대 제공 악셀 팀머만 부산대 석학교수. 부산대 제공

지난 20여 년간 진행된 기후 모형 연구에서는 지구를 3차원으로 격자화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는데, 격자 간격이 100km 이상으로 매우 커 불확실성도 높았다. IBS 연구진은 대기와 해양을 각각 25km와 10km의 격자 크기로 나눈 초고해상도 기후 모형을 이용, 태풍·강수 등 규모가 작은 여러 기상과 기후 과정을 상세하게 시뮬레이션했다. 이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수행된 미래 기후 변화 시뮬레이션 연구 중 격자 간격이 가장 조밀한 것으로, 생성된 데이터만 1TB 하드디스크 2000개에 달한다.

악셀 팀머만 단장은 “지구 온난화가 열대 저기압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에는 더욱 복잡한 과정이 얽혀 있어 앞으로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연구는 미래 열대 저기압이 상륙하면 해안 지대의 홍수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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