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댓글’ 시달린 곽진영…악플러들, SNS 떠돌며 연예인 벼랑끝 내몬다
포털 연예 댓글 중단에 개인 SNS로 향해
송가인·박수홍·함소원 등 악플 피해 호소
일부 소속사, 악플러 고소 등 강경 대응
국내 포털 사이트들이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연예인들이 여전히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포털 사이트들이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연예인들이 여전히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포털사이트 대신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개인 SNS로 향한 네티즌들이 인신공격과 성희롱성 댓글을 무분별하게 남기고 있어서다. 최근에도 배우 겸 사업가 곽진영 씨를 비롯한 여러 연예인이 악성 댓글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져 근본적인 악성댓글 근절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31일 곽 씨의 방송가 지인들에 따르면 그는 전날 자신이 운영하는 김치 회사가 있는 전남 여수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이날 오전 의식을 찾았다. 곽 씨는 지인들에게 지속적인 악성 댓글로 인한 심적 고통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91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곽 씨는 ‘여명의 눈동자’ ‘아들과 딸’ ‘사랑을 그대 품안에’ 등에 출연해 대중을 만났다. 그는 최근 출연한 SBS 예능 ‘불타는 청춘’에서 “성형의 아픔을 겪은 뒤 비호감이라는 댓글을 보고 상처받았다”며 “수면제 없이 못 잔다. 20년째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고 악플 피해를 밝힌 바 있다.
인기 트로트 가수 송가인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악플로 인한 고충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포털 댓글 중단에 SNS로 향한 악플러들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인 카카오와 네이버, 네이트는 악성 댓글 피해 근절을 위해 지난해부터 차례대로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중단했다. 포털사이트에서 댓글을 남길 수 없게 된 악플러들은 연예인 개인 SNS로 찾아가 도 넘는 악성 댓글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해외 서비스가 대부분인 SNS는 특별한 개인정보 없이도 계정을 자유롭게 생성해 활동할 수 있어서다.
최근 인기 트로트 가수 송가인도 MBC ‘라디오스타’에서 악플 피해를 밝혔다. 그는 “인기가 많아진 지 불과 1년이 좀 넘었는데 자꾸 ‘히트곡 없는 가수’라는 악플이 달린다”며 “명품에 빠졌다는 오해를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송가인은 “수입이 생기고 나서 고마운 주변 분들에게 선물을 드리기 위해 보답하고자 산 것들”이라면서 “내가 번 수익 중에서 가장 많이 지출한 것은 월셋집에서 전셋집으로 옮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방송인 박수홍도 최근 악플 피해를 호소해 주목받았다. 그는 이달 초 자신의 반려묘 ‘다홍이’ 계정의 SNS에 “내 개인 계정 인터넷엔 온갖 루머와 말도 안 되는 글, 욕이 난무해 보기가 불편할 정도”라며 “비록 내가 반백살이 되어서 장가도 못 가고 바보처럼 사는 것 같지만 사람은 다 사연이 있고 속사정이 있는 법”이라는 글을 남겼다.
방송인 함소원도 심각한 수준의 악성 댓글에 고충을 드러냈다. 함소원은 지난달 방송된 TV조선 ‘아내의 맛’에서 SNS 게시물에 달린 악성 댓글과 다이렉트 메시지를 언급하며 “나나 남편은 괜찮은데, 딸 혜정이에게 ‘표정이 없다’ ‘(함소원과 살면) 정신병에 걸릴 것 같다’는 악플은 가슴에 꽂힌다”고 밝혔다. 그는 올 3월에도 자신의 SNS에 한 네티즌이 보낸 악플을 공개한 뒤 “악플을 그만해 달라”고 하기도 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악플러를 추가 고소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악플러와 전쟁 계속할 것”
일부 연예인들과 소속사는 악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가수 태연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31일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와 SNS, 포털 사이트 등에 당사 소속 아티스트 태연에 대한 허위 사실과 악의적인 비난, 비방 목적의 게시글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며 “당사는 불법 행위에 관련한 자료 취합을 마치는 대로 법률대리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통해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최근 악플러를 추가 고소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빅히트 측은 “당사는 방탄소년단에 대한 명예훼손, 모욕, 성희롱, 허위사실, 악의적 비방 등을 담은 악성 게시물 작성자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악성 행위를 멈출 때까지 지속적으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빅히트는 지난해 12월과 올 3월에도 일부 악플러를 고소했다.
가수 성시경도 악플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밝혔다. 그는 지난 27일 tvN 공식 유튜브에서 진행된 ‘즐거움 앳 홈파티-즐거움 보이는 라디오’에서 “(고소) 합의금을 변호사비로 충당한다고 하는데 저는 제 사비 다 들일 생각이다. 합의는 없다”며 “(악플러를) 혼쭐 내고 싶다. 질이 나쁜 사람이 너무 많다. 저는 하면 하는 성격이라 한 번으로 안 끝낼 것”이라고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학교 교육 현장부터 올바른 온라인 문화나 댓글 소양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SNS 기업들 역시 이런 악성 댓글 근절을 방치하지 말고 근본적인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