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작년 외국인투자 11% 감소…“200억 달러 넘겨 선방”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07억 5000만 달러 기록…신산업·환경 투자 늘고 소부장은 소폭 줄어
부산시, 69건 2억 9800만 달러→43건 3억 100만 달러로 금액은 늘어

박정욱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이 1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외국인직접투자 동향 발표를 하고 있다. 박정욱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이 1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외국인직접투자 동향 발표를 하고 있다.
지자체별 투자유치(FDI) 실적(신고금액 기준).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지자체별 투자유치(FDI) 실적(신고금액 기준).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지난해 한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코로나19 여파로 11% 이상 줄었지만, 6년 연속 200억 달러를 넘기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0년 FDI가 신고 기준 207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1% 감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실제 투자 도착 기준으로는 17.0% 줄어든 110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FDI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해 상반기 큰 폭(-22.4%)으로 감소했으나 하반기에 감소 폭이 2.8%로 줄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FDI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018년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다. 다만 작년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FDI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우리나라 실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엔 무역투자개발회의(UNCTAD)는 2020년 세계 FDI가 전년 대비 30∼4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작년 상반기 세계 FDI는 3990억 달러로 전년 동기(7770억 달러)보다 49% 줄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위기 상황에도 6년 연속 200억 달러대 FDI를 유치하며 안전한 투자처임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지자체별 투자유치(FDI) 실적(신고기준)을 보면 부산시는 2019년 69건에 2억 9800만 달러에서 2020년 43건에 3억 100만 달러로 건수는 줄고, 금액은 소폭 늘었다. 같은 기간 울산시는 14건 8억 600만 달러에서 14건 1억 7500만 달러로 금액이 급감했다.

경남은 58건 3억 7300만 달러에서 43건 4억 5900만 달러로 건수는 줄었지만 금액은 늘었다.

지난해 FDI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친환경차,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신산업 분야 투자가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분야의 신고 기준 투자 규모는 84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3% 늘었으며,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40.6%) 역시 7.6%포인트(P) 커졌다.

주요 사례를 보면 데이터센터 증설과 신선 식자재 콜드체인(냉장유통) 물류시스템 고도화, 난소암과 췌장암 등 희귀질병 항암·면역 치료제 개발 등에 대한 투자가 이뤄졌다.

반도체, 이차전지, 친환경차 부품 등 첨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투자는 신고 기준 38억 1000만 달러로 7.0% 감소했다. 다만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4%로 1.2%P 확대됐다.

소부장 분야 투자는 작년 상반기에 무려 43.7% 급감했으나 하반기에 30.9%나 증가하며 연간 감소 폭을 줄여줬다.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진공펌프, 가스처리장치 장비 생산과 전기자동차 전용 배터리 팩 생산공장 신축, 일본 수출규제 품목인 EUV용 포토레지스트 개발·생산 등에 대한 투자가 이뤄졌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수처리, 자원재순환 등 녹색산업 관련 분야의 투자액은 신고 기준 4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1.4% 늘었다.

기존 외투기업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을 활용한 투자 신고 사례도 총 7건(1억 달러 규모) 있었다.

정부는 작년 8월부터 외국인투자촉진법을 개정해 국내에 이미 투자한 외국기업이 미처분 이익 잉여금을 다시 투자할 경우 이를 외국인투자로 반영하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 등 중화권 국가 투자가 신고 기준 54억 6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6.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은 신고 기준 투자액이 19억 9000만 달러로 102.8%나 급증했다.

반면에 미국(53억 달러)과 유럽연합(EU·47억 2000만 달러), 일본(7억 3000만 달러)은 각각 22.5%, 33.8%, 49.1% 감소했다.

UNCTAD는 올해 세계 FDI가 5∼10% 추가 감소하고, 내년 이후에야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장기화와 미국 신정부 출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현실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 심리 위축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K-방역에 따른 안정적인 투자처 인식,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높은 대외신용도 등 긍정 요인과 코로나19 불확실성 지속,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 등 부정 요인이 상존해 올해 FDI 유치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FDI 플러스 전환을 위해 미래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맞춤형 인센티브를 마련해 먼저 제안하는 등 첨단기술 보유 기업의 투자 유치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입지 혜택과 함께 보조금, 부지 이용 특례 등을 추가로 제공하는 '첨단투자지구'를 신설하는 한편 온라인 IR 플랫폼 확대 및 투자 애로 발굴·해소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