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 홍수 쓰레기가 보름 만에 강릉까지? 위성으로 해양부유물 경로 추적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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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 천리안 위성 활용
“바다색 관측 탑재체로 작은 부유물도 추적 가능”

지난해 9월 제9호 태풍 마이삭 때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에 밀려든 쓰레기. 부산일보DB 지난해 9월 제9호 태풍 마이삭 때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에 밀려든 쓰레기. 부산일보DB

2016년 북한 두만강 홍수로 발생한 해양부유물이 보름 만에 강원도 강릉의 해변에서 발견됐다. 국내 연구진이 위성을 활용해 이 부유물의 이동 속도와 경로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박영규 책임연구원 연구진이 천리안 위성과 자체 개발한 부유물 이동확산 모형을 활용해 해양부유물 이동경로를 찾아내고, 연구 논문을 환경분야 저명 저널인 <마린 폴루션 블러틴(Marine Pollution Bulletin)>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16년 두만강 홍수로 발생한 해양부유물의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천리안 위성이 보내온 바다 속 용존 유기물과 퇴적물의 농도 변화를 분석했다. 실제로 홍수 발생일부터 보름 동안 두만강 하구에서 동해안을 따라 농도가 점점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 부유물 이동확산 모형을 통해 해양부유물 이동 속도와 경로를 계산했더니, 홍수로 떠내려 온 부유물이 강릉 해변에서 발견된 날짜와 일치했다. 두만강 홍수가 발생한 날이 2016년 8월 31일인데, 강릉 해변에서 같은 해 9월 14일에 홍수로 떠내려온 부유물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는 바다색을 관측할 수 있는 해색 탑재체가 장착된 천리안 위성을 활용하면 작은 해양부유물의 움직임까지도 추적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에서 지원하는 R&D 과제인 ‘다종위성 기반 해양 현안대응 실용화 기술개발’ 등을 통해 진행됐다. 연구진은 R&D과제의 성과인 위성자료 처리기술과 부유물 이동확산 시뮬레이션 기술을 이용한 융합연구를 통해 홍수에 의해 발생하는 해양부유물 이동·확산을 확인한 것이다. 김웅서 KIOST 원장은 “먼 바다의 해양환경 조사와 분석을 위해 매번 현장에 나가기엔 물리적 한계가 있는데, 지난해 2월에 발사된 천리안 위성 2B호의 관측자료와 다양한 수치 모델링 기법을 활용하면 해양 변화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제때에 해양 정보를 전달해 국민의 일상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연구진이 추적한 해양부유물의 이동경로. 0%는 페트병에 물을 완전히 꽉 채운 상태, 2%는 절반만 채운 상태, 4%는 빈 페트병 상태의 부유물을 의미한다. 가벼운 부유물이 더 멀리까지 이동함을 확인할 수 있다. KIOST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연구진이 추적한 해양부유물의 이동경로. 0%는 페트병에 물을 완전히 꽉 채운 상태, 2%는 절반만 채운 상태, 4%는 빈 페트병 상태의 부유물을 의미한다. 가벼운 부유물이 더 멀리까지 이동함을 확인할 수 있다. KIOST 제공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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