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의예과 정원 70% 이상 지역인재로 선발”
부산 서구 아미동 부산대학병원. 부산일보DB
부산대가 의학계열에서 지역인재 선발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의료인력 역외 유출로 의료 공백이 컸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부산의 의료인력 공급 중추기관인 부산대 의예과의 이 같은 결정은 다른 지역 대학들의 지역인재 선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23학년도 입시서 90명 뽑아
전체 정원 125명의 72% 차지
약학대도 지역인재로 2/3 충원
“의료인력 유출 코로나 대응 한계”
지역 다른 대학 전형에 파급 주목
부산대는 2023학년도 입시에 의예과 정원 125명 중 90명가량을 ‘지역인재 전형’으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지역인재란 부울경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을 말한다. 부산대의 계획대로 실행된다면 2023학년도에는 적어도 의예과 정원의 72%가 지역인재로 구성되는 셈이다. 부산대는 아울러 같은 연도에 약학대 정원 60명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40명을 지역인재 전형으로 선발한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부산대는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서 의과대학 체제로 복귀한 2015년 지역인재 전형을 시작해 정원(88명)의 34.1%인 12명을 지역인재로 선발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지역인재 전형 비중을 45.5%로 유지했다.
다만 의전원과 의과대학 과도기가 종료된 2019년부터 의예과 정원이 125명으로 확대된 이후 2021년까지 지역인재 선발 비중이 30%대로 다소 낮아진 상태였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지역인재 전형으로 할당된 인원도 다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2022년 입시에 지역인재 전형 선발을 80명으로 확정하면서 전체 정원의 절반(64%)을 처음 넘어선다.
부산대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의예과에 지역인재 선발을 대폭 늘린 이유는 의학전문대학원 시절부터 발생한 지역 의료인력 유출 사태가 코로나19 때 결정타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부산대에서 교육받은 의료인들이 지역에서 뿌리내리지 않고 수도권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속출한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남은 의료인력으로 코로나19 대응에 한계를 느꼈다는 게 부산대 측의 설명이다.
그동안 의과대를 둔 지역 대학들이 지역 출신 선발에 미흡한 게 사실이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때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6년간 지방대 의·약계열 지역인재 선발 권고 비율 이행 현황’이 이를 잘 보여 준다. 자료를 보면 부산에서 동아대를 제외한 부산대와 인제대, 고신대의 지역인재 전형 선발 등 지역 고교생의 전체 합격자 비율이 하향 추세였다. 부산대가 이번에 지역인재 전형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다른 대학 의과대도 지역 선발 비중을 늘릴지 주목되는 이유다.
부산대가 최상위학과인 의예과의 지역인재 선발을 확대하면 다른 학과에도 지역인재 선발이 더 늘어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부산대가 또 공학계열 등 취업이 잘되는 학과에도 지역인재 선발을 늘리기로 해 지역 대학에 미치는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