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현 씨, 왜 그런 짓을 했나요?" 표절 이유 물어보니…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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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군대에서) 불명예스럽게 전역을 당하니깐 제 삶을 다 잃은 것 같았어요. 내 꿈까지 접으면서 군에 충실했는데, 막판에 다 어그러져버리니까…"

다른 작가의 글을 훔쳐 다수의 문학상을 받은 손창현 씨가 표절 이유에 대해 털어놨다.

손 씨는 21일 오전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보안 사고로) 불명예 전역 이후 술에 의존하고 사람들 만나기가 싫고, (물건 등도) 막 집어던지고 이런 것들이 반복이 되다 보니 어머니와 형이 안 되겠다 싶어 (정신병원에) 강제로 넣었다"면서 "상을 받음으로써 '나를 알아주는구나'라는 그런 생각, 그게 제일 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을 받으면 '그래도 나에 대한 존재대로 알아주는 곳이 있구나', 내가 취업 같은 건 매번 떨어져도 이런 식으로라도 상을 받으면 스스로 되게 기뻤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손 씨는 모 대학 법학과에 진학해 2년 다니다 해병대에 입대했다. 이후 고려대학교 행정학과에 편입했고, 정치외교학과도 복수전공했다. 학부를 졸업한 뒤 공군 장교로 자원입대했다. 해병대 복무 시절 공군과 함께 훈련하면서 조종사가 되고 싶어 자원하게 됐다.

하지만 손 씨는 공군 복무 중 비행 훈련 중 허리를 다쳐 지상 근무를 하게 되었고, 헌병으로 가게 됐다. 의무복무 기간을 채우고 5년 후에 전역하려 했지만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생계를 위해 장기복무 신청을 선택했고, 이후 공군 헌병에서 줄곧 복무했다.

최종 확인된 손 씨의 학력은 고려대학교 행정학과와 정치학과를 복수전공을 해 졸업했고, 이후 같은 대학에서 석사학위도 받았다. 박사학위 과정을 밟던 도중 제적당했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손 씨는 이번 표절을 통해 피해받은 모든 이들에게 "만약에 제 사과를 한 걸 받아주는 분이 한 분이라도 있다면 그분들을 찾아가서 무릎 꿇고 그다음에 법적인 거나 도의적인 것이나 하신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책임을 지겠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냥 사라지고 싶다. 내 기분 좋아지려고 다른 사람들 것 도용해서, 특히 소설작품 같은 것은 1년 걸릴 수도 있고, 미술 작품도 6~7개월 씩 걸리고 그 정도는 알고 있는데, 저는 거기에 대해서 전혀 죄의식이 없었다. 그것에 대해 깊이 알려고 하지 않았고, 사실 알려고 하면 왜 모르겠는가. 합리화라고 그럴까. '괜찮아, 내가 취업하면 이제 이런 거 안할 거니까'. '취업할 거야'(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손 씨의 이같은 표절 등의 행위에 대해 이날 방송에 출연한 손수호 변호사는 "공모전을 주최하는 기관의 업무를 속임수로 방해한 것이라 업무방해죄가 가능하며, 또 공무집행 방해죄가 성립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행위로 재산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얻었기에 사기죄도 성립한다. 설령 (재산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얻지 못했더라도 사기미수 등과 저작권 관련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민형 사적인 책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단편소설 '뿌리'로 2018년 백마문화상을 받은 김민정 작가는 지난 16일 손 씨가 자신의 소설을 훔쳐 다수의 문학공모전을 휩쓸었다고 폭로했다.

김 씨에 따르면 손 씨는 '뿌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베껴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2020 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제 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 등 5개 문학상을 탔다.

김 씨는 지난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에 출연해 손 씨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이며,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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