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뒷전 밀린 부산시민… “불모지답네” 부글부글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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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전기자동차 구입 보조금 지원이 법인과 기관에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전기차 충전소. 부산일보DB 부산시 전기자동차 구입 보조금 지원이 법인과 기관에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전기차 충전소. 부산일보DB

부산시의 올해 전기차 보급 계획을 둘러싸고 보조금 지원이 법인과 기관에 지나치게 편중된 것 아니냐는 개인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부산시는 정부 시책 방향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해 늘어나는 개인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기차 동호회 회원 박 모(30) 씨는 부산시의 2021년 전기차 보급 계획을 보고 좌절했다. 지난해 렌터카 업체를 통해 장기 렌트 전기차를 이용해오던 박 씨는 올해 전기차를 구입할 계획이었지만, 법인·기관 배정 물량이 개인보다 배 이상 많은 것을 보고 실망했다.


승용전기차 대당 1300만 원 지원

일반 할당 2073대 중 1330대

법인·기관 몫으로 과하게 책정

인프라 여유에도 개인 배정 낮아

시 “하반기 1200대 추가 보급”




박 씨는 "2020년에도 일반 보급대수가 적어서 전기차를 렌트했는데 올해도 상황이 비슷하니 절망적이다"며 "추경 예산을 확보해 하반기 보급 물량을 늘린다고 하지만, 물량 자체가 너무 적어 내 차례가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실망감을 보였다.

부산시는 22일부터 '2021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부산시는 승용 전기차 대당 최대 1300만 원을 지원한다. 보급 대수는 총 3500대로, 승용차 2303대, 화물차 1000대, 버스 197대다.

승용 전기차 일반 보급 물량은 2073대로, 이중 개인에게 배정되는 물량은 673대, 법인·기관 1330대, 청춘 드림카 70대다. 법인·기관 물량이 개인 물량보다 배 이상 많은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 전기차를 구입하려던 일부 소비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유명 포털사이트 전기차 관련 온라인 카페에는 '전기차 불모지 부산답다', '어이가 없고 화가 난다'는 비판적인 반응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 구매 계획을 세웠던 우 모(40) 씨는 "다른 시도에 비해 부산시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물량이 너무 적어 답답하다"면서 "보조금을 안 받고 살 수도 있지만 1300만 원을 누가 포기하겠냐"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전국에서 개인보다 법인·기관 보급대수를 더 많이 배정한 지자체는 부산시가 유일하다. 타 지자체는 개인과 법인 비율을 비슷하게 맞추거나 개인을 법인보다 많게 배정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작년에 보급해보니 법인 비율이 44%인 것을 고려해 개인 2284대, 법인 1827대로 배정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지난해 승용 전기차 1017대를 보급했다. 이 중 개인들에게 전체 물량의 50.7%인 516대를 보급했다. 지난해 개인 대 법인·기관 물량 배정 비율을 고려할 때 올해는 1000대 이상 일반에게 배정돼야 한다는 게 전기차 구매자들의 요구다. 하지만 부산시는 올해 개인 보급대수가 지난해 516대보다 150대 이상 많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부산시는 법인과 공공기관 물량을 개인보다 많이 배정한 것은 정부의 시책에 근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환경부는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100’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50대 이상의 차량을 보유하거나 임차한 민간 기업이 2030년까지 전기차·수소차로 차량을 모두 전환하겠다고 약속하면 구매 보조금과 직장 내 충전인프라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기관장 차량을 전기차·수소차로 전환하고, 업무용 차량도 80% 이상을 전기·수소차로 바꾸는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부산시는 추경 예산을 확보해 올 하반기에 전기차를 1200대 추가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시 환경정책실 관계자는 "승용 전기차 1대 당 시비 보조금은 500만 원에 달하지만, 예산을 추가 확보해 1200대를 더 보급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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