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추락’ 생존 설익수 씨 “안전한 공항 빨리 지었으면”

2002년 4월 15일 ‘그날’의 생존자 설익수(사진·43) 씨는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됐다는 소식에 “많이 둘러 온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안전한 새 공항 건설이 법으로 명문화됐다는 소식에 설 씨의 ‘돗대산 한’이 녹아내렸다.

설 씨는 아직 ‘그날’을 잊지 못한다. 오전 11시 21분 김해국제공항 착륙을 시도하던 중국국제항공 CA-129편이 경남 김해 돗대산에 충돌했다. 그날 사고로 탑승객 166명 중 129명이 죽고 37명이 겨우 살아남았다. 그중 한 명이 설 씨다.

국내 항공 역사상 전무후무한 참사 이후 모두가 ‘김해공항은 안전한가’라는 의문을 품었고, 새 공항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설 씨는 “사고 뒤 해마다 김해공항이 위험해 새 공항을 지어야 된다는 논의가 이어지길래 곧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참사는 잊혔고 새 공항이 왜 필요하냐는 반론이 나오곤 했다”고 회고했다.

설 씨는 특히 새 공항을 짓는 것이 지역 이기주의로 비친 점, 위험천만한 공항을 확장해 사용하자는 두 가지 지점에 크게 분개해 왔다. 그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설 씨는 “김해공항에서 비행기가 또 떨어지면 누가 책임질 거냐”고 되물었다. 설 씨는 소박한 바람을 꺼냈다. “비용도 중요하고 물류도 중요하지만, 부디 안전한 공항이 이 법을 지렛대 삼아 빨리 지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