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에서 압승한 박형준, 그는 누구인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박형준 동아대 교수. 부산일보DB
‘참모에서 리더로.’
4일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최종 선출된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오랫동안 부산시의 수장을 꿈꿔온 ‘준비된 시장후보’이다.
최고의 ‘전략통’으로 꼽히는 박 교수는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지식, 합리적인 성격을 바탕으로 위기의 늪에 빠져있는 ‘대한민국 제2의 도시’를 되살릴 적임자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런 박형준이 이제 참모에서 리더로의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박 교수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대학(고려대)을 졸업하고 언론사(중앙일보)에 잠시 몸담은 뒤 곧바로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와 교수(동아대)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쳤다. 그는 부산경제정의실천연대 기획위원장과 지방분권부산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을 지냈고, 김영삼(YS) 정권 시절에는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을 맡아 YS 정부 국정운영의 밑그림을 그렸다. 박 교수는 17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뒤 중앙 정치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181㎝의 훨친한 키와 세련된 외모,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나라당 대변인을 역임했고, 소장파 개혁성향 의원모임인 ‘수요모임’을 이끌었다. 박 교수를 정계에 입문시킨 최병렬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인 박형준’의 운명은 여기서 끝난다. 그는 연거푸 총선에서 패배하고 사실상 정계를 떠났다.
하지만 세상은 ‘능력자 박형준’을 그대로 두지 않았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5년 임기 내내 박 교수를 중용했다. 처음에 홍보기획관으로 청와대에 진출한 뒤 정무수석과 사회특별보좌관 등을 지내며 MB 곁을 지켰다. 그러다가 대학교수 시절 부터 두터운 친분 관계를 쌓아온 정의화 전 의원이 국회의장에 선출되자 마자 그를 장관급인 국회 사무총장에 전격 기용했다. 지난해 21대 총선 때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혁신통합추진위원장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일각에선 그에게 ‘총선 책임론’을 제기하지만 박 교수는 공천에 개입하지 않았고, 통합당의 패배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그 누가 선대위원장을 맡았더라도 총선에서 참패할 수 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그는 국회의원과 청와대 수석, 국회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부산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그는 부산 문화콘텐츠마켓, 세계 불꽃축제, 강서 그린벨트 해제 및 에코델타시티, 국회도서관 부산 분관 유치 등 ‘부산 미래 먹거리’ 창출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부산의 그 어떤 정치인들 보다 이론과 실무에 뛰어나다. 여러 권의 책을 펴냈고, TV토론에 출연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했다. 보수 진영의 인사들 중 그 만큼 토론에 능숙한 인물도 드물다. 그래서 “진보에 유시민이 있다면 보수에 박형준이 있다”는 말이 나돈다.
게다가 ‘만능 스포츠맨’이다. 농구와 테니스는 거의 전문가 수준이고, 등산도 즐긴다. 그는 국회의원 재직 시절 보좌관들과 격의없이 어울려 농구를 즐겼고, 테니스 동호회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가 “체력에는 누구보다 자신있다”고 자신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그가 사분오열된 부산의 보수진영 재(再) 결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민의힘을 포함한 부산지역 보수 진영은 박 교수를 중심으로 뭉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정치권의 한 인사는 “부산 보수진영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제 박 교수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가 국민의힘 경선 통과라는 9부 능선을 넘었지만 약 한달 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겨야 진정한 승자가 된다. 그는 이날 수락연설을 통해 “오늘 제게 주어진 공천장은 당이 준 것이지만, 부산시민들이 주신 공천권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로지 부산을 위해 제 한몸 바치겠다”고 밝혔다.
그가 이번 부산시장 보선에서 승리하고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명실상부한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한다. 부산을 대표할 보수 진영의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그에게 ‘러브콜’이 쇄도할 전망이다.그 1차 관문은 4·7 부산시장 보선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