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산 전기차, 저온 시 주행거리 9.8~39.5% 추락”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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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3 39.5%↓, BMW i3 35.5%↓, 기아 쏘올 30.1%↓
소비자주권 “부당한 표시∙광고…소비자 기만하는 주행거리 표시제 개정해야”


국내·외산 전기차가 저온 시 주행거리가 최소 9.8%에서 최대 39.5% 떨어짐에도 제조판매사들은 이에 대한 경고 등 소비자들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진주시 전기차량 충전소 모습. 부산일보DB 국내·외산 전기차가 저온 시 주행거리가 최소 9.8%에서 최대 39.5% 떨어짐에도 제조판매사들은 이에 대한 경고 등 소비자들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진주시 전기차량 충전소 모습. 부산일보DB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제공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제공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제공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제공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가운데 주행거리가 많게는 테슬라 모델3의 경우 39.5% 떨어지고, BMW iS는 35.5%, 한국지엠 볼트는 34.1%, 기아 쏘올 기본형은 30.7%가 각각 하락함에도 제조판매사들은 이에 대한 경고 등 소비자들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외국산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는 영하 7도를 기준으로 측정하는 저온 주행거리는 상온 주행거리 대비 최소 11.9%에서 최대 39.5%까지 줄어들고, 국내산 전기차는 9.8%에서 30.7%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환경부 인증신청 시에 신고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는 전기차 제조판매사의 홈페이지와 한국환경공단의 보조금 지급대상 차종을 참조해 전기차의 저온 시 주행거리 감소 실태 를 조사해 그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국내 4개사 22개 차종, 수입 7개사 21개 차종의 전기차 가운데 저온(영하 7도 이하)에서의 1회 배터리 충전 시 주행거리 감소율 순위를 보면, 첫 번째는 테슬라 모델3 ‘SRP RWD’로, 저감율이 39.5%나 떨어져 주행거리는 212.9km에 불과했다.

역시 같은 테슬라 모델3 ‘Performance’도 배터리가 39.5%나 저감되어 주행거리는 250.8km에 그쳤다. 둘다 배터리 효율은 60.5%가 낮아져 테슬라의 자랑인 먼거리의 주행을 무색하게 했다.

두 번째는 BMW의 ‘i3 120Ah Lux’와 ‘i3 120Ah SoL+’로 배터리가 35.5%가 저감되어 주행거리가 160km에 불과하고 배터리 효율은 65.5% 낮아졌다.

이어 △한국GM의 ‘볼트EV LT’, ‘EV Primier(배터리 34.1% 저감, 주행거리는 273km) △재규어의 ‘I-PACE EV400 SE’와 ‘I-PACE EV400 HSE’(배터리 31.9% 저감, 주행거리 227km) △기아의 쏘울 기본형, 프레스티지와 쏘울 기본형, 노블래스(배터리 30.7% 저감, 269km) 순으로 저온에서의 1회 배터리 충전 시 주행거리 감소율이 높았다.

환경부의 ‘2021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에 따라 보조금(국비+지방비)을 신청하려는 전기차 제조판매사들은 환경부에 각종 인증을 신청하며 저온 시 주행거리 감소율을 신고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 중인 현대, 기아,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국내 4개사 25개 차종과 테슬라, BMW, 푸조, 시트로앵, 재규어, 벤츠, 아우디 등 외국 7개사 21개 차종이 신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 전기차 제조사들은 이런 주행거리 감소와 관련, 표시·광고를 어디에도 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은 4계절 내내 기본 주행거리가 운행되는 것으로 믿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주권은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국내·외산 전기차의 대부분이 저온에서 9.8%~39.5%까지 주행거리가 저감되어 장거리 주행이 불가능함에도 이에 대한 표시를 하지 않은 채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제조판매사들의 광고·표시의 주행거리만을 믿고 운행하다가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제조∙판매사들이 표시 광고 및 사용자 설명서,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상온 주행거리(도심·복합·고속도로)와 저온 주행거리(영하 7도 이하)로 구분해 환경부에 자가인증 신고한 주행거리를 의무적으로 표시한다면 소비자들은 더 안전하게 전기차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내 판매 중인 벤츠EQC 400시리즈와 재규어의 I-PACE 시리즈는 9000만 원 이상 1억 2200만 원임에도 환경부로부터 인증을 받았으나, 테슬라X는 인증 신청을 받지 않았고, 스스로도 감소율을 공개하지 않아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든 전기차 중 테슬라X만 주행거리 감소율을 알 수가 없었다.

추위에 가장 강한 국내산 전기차는 기아의 니로EV ‘HP, 프레스티지’, 니로EV ‘HP, 노블레스’로 9.5% 감소해 주행거리가 348.5km였고, 현대 코나 ‘기본형, HP, 모던’, 코나 ‘기본형, HP, 프리미엄’ 역시 각각 9.8% 감소해 366km가 가능하다고 신고해 국내산 중 가감율이 가장 작은 전기차로 확인됐다.

겨울철 저온에서의 1회 충전 시 배터리 소모량이 적은 수입 전기차로는 테슬라 모델(Model) S(Performance)가 10.9% 저감되어 427km가 주행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푸조의 e-208 Allure와 e-208 GT Line이 각각 11.9%가 감소되어 215km 주행이 가능하며, 벤츠의 EQC 400 4M 외 4개 차종이 각각 12.3% 감소해 270.7km 주행이 가능하다 신고했다.

전기차는 한파 경보나 한파 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혹한의 날씨가 계속될 경우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고 충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배터리 히팅’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전기배터리가 상당히 소모된다.

이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는 영하 7도를 기준으로 측정하는 저온 주행거리가 상온 주행거리에 대비해서 많이 줄어드는데도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판매를 위한 표시·광고를 하면서 그 어느 곳에도 이에 대한 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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