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빵한 공약” vs “얼빵한 비판”… 첫 TV토론 불꽃 튄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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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전 부산 KBS에서 열린 부산시장 보궐선거 방송토론회 녹화방송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왼쪽)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말만 번지르르한 후보’ VS. ‘안목이 없는 후보.’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는 지난 12일 첫 TV토론에서 서로를 이처럼 짜게 평가했다.

김 후보는 “말만 잘하는 후보가 아닌 일꾼이 필요하다”며 “김영삼, 노무현 대통령에게 말보다는 행동과 헌신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 정치라는 것을 배웠다”고 자신이 위기의 부산을 살릴 적임자라고 호소했다.

김, 어반루프·불법사찰 등 맹공
신공항 둘러싼 박 발언 비판도
박, 일자리 25만 개 공약 꼬집어
“김 후보는 경제가 뭔지 모르나”


박 후보는 “통찰력과 안목이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며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 통찰력과 생각하는 힘,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고 일머리가 있는 시장이어야 한다”고 문재인 정부와 다른 혁신 시정을 펼치겠다고 했다.

대학 선후배로 과거 친분이 있던 두 후보는 이날 상당히 날 선 공방을 벌였다는 평가다. 첫 토론부터 예상보다 ‘후끈’했다는 의미다.

김 후보 무기는 크게 가덕신공항, MB정부 불법사찰 문제, 어반루프 공약 등이었다. 김 후보는 “해수부를 해체한 게 이명박 정부이고, 동남권 신공항을 대선 공약으로 걸었다가 백지화시킨 게 이명박 정부”라며 “그런 게 쌓이고 쌓여서 부산이 절망적인 도시가 됐다”고 공세를 폈다. 그러면서 박 후보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한 라디오 방송에서 ‘동남권 신공항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발언했다고 소개하면서 “부산시민을 기만하는 발언”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박 후보는 “당시 동남권 관문공항은 광역단체 1 대 4의 싸움이었다”며 “점수가 밀양이 가덕도보다 높았고, 워낙 팽팽하게 의견이 엇갈려서 결정을 미룬 것”이라고 했다.

불법 사찰 의혹을 두고 김 후보는 보도된 문건을 직접 읽으며 “청와대 홍보기획관 요청으로 정보기관이 불법 사찰한 증거가 뚜렷하다”고 했다. 박 후보는 “그건 국정원 내부 자료지 청와대에 보고된 자료가 아니다”며 “제가 불법 사찰을 지시하거나 국정원을 통해서 뭘 해 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김 후보는 “세간에 박 후보 어반루프 공약을 두고 얼빵한 공약이라는 말이 자자하다”며 “MB 시절 4대강에 로봇 물고기 투입과 유사한 이벤트성 공약”이라고 박 후보의 1호 공약을 평가절하했다. 박 후보는 “어반루프 비판이야말로 ‘얼빵한 비판’이라고 생각한다”며 “10년, 20년 뒤에는 어반루프 시대가 될 것이고, 미래 기술을 선취하려는 노력 없이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맞받았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한·일 해저터널을 언급하며 “부산을 위한 발전정책이냐, 일본을 위한 정책이냐”고 운을 뗀 뒤 “김 위원장의 선물을 (박 후보가)버린 것이냐”고 했다. 박 후보는 “한·일 터널은 여러 연구를 통해 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것으로 나왔는데 한·일 관계가 풀려야 해서 공론화를 거치자는 주장”이라고 넘겼다.

박 후보는 김 후보의 일자리 25만 개 창출 공약을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김 후보가 경제시장이 되겠다고 하는데, 경제가 실제 무엇이 핵심인지 파악을 해야 하는데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전국에서 30만 개 일자리가 늘어나는데 부산에서 25만 개를 만들겠다는 것은 부산의 구직단념자가 전부 취직해도 남는 숫자”라고 했다. 김 후보는 “25만 개는 정부의 통계 방식에 따라 목표로 설정한 것”이라며 “가덕신공항과 2030세계 엑스포 유치를 통해 수십만 개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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