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기적 건강 검진, 미래를 위한 건강 적금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장수목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경남본부장

“암 환자가 되면서 지옥의 문도 함께 열렸다!”

부산에서 도서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한 작가가 대장암 3기 진단을 받고 심경을 토로한 말이다. 죽음에 대한 공포에, 항암치료의 괴로움, 가족의 고통, 나아가 의료비 부담까지 함축된 말이다.

암은 37년째 대한민국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는 부동의 질병이다. 특히, 부산과 경남은 심각하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암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 바로 부산이다(통계청, 2019년 기준). 1년 전에는 경남이 가장 높았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평생동안 100명 중 37명 이상이 암에 걸린다고 한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계속 증가 추세이던 암 발생률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5.4%씩 감소한 뒤, 지금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암 발생 후 5년 이상 생존률 역시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이러한 고무적 현상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국가 암 건강검진 사업의 영향이 크다. 암은 암세포가 전이되는 시간과의 사투이다. 그래서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함으로써 완치율을 높일 수 있고, 암으로 고통받는 시간과 사망을 줄이거나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에서는 질병의 예방과 조기발견을 위하여 1995년 처음으로 건강검진을 시작한 이래, 현재는 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대장암, 간암, 폐암 등 6대 국가 암을 추가하여 전 국민 암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홀수년도 출생자가 검진 대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검진을 받지 못한 대상자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 신청하면 올해 검진을 받을 수 있다. 검진 후 암이 발견되어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소득수준에 따라 중산층까지는 연간 최대 220만 원의 치료비를 3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중산층은 월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한다(직장가입자는 10만 원, 지역가입자는 9만 4000원 이하). 암 치료비 지원은 거주 지역의 보건소에 신청하면 된다.

암 검진은 검진기관으로 지정된 병·의원에서 받을 수 있다. 검진 종류에 따라 공복을 유지해야 하거나 검사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예약을 하고 확인해서 가야 한다. 검진은 연말까지 받을 수 있지만, 일찍 받는 것이 좋다. 많은 분들이 검진을 미루다 연말에 쏠리는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검진 예약이 꽉 차 검진을 못 받을 수도 있고, 병원이 붐벼서 쾌적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겨울철 코로나19 감염의 위험 또한 매우 높다.

국민건강보험 부산경남본부에서는‘연말 검진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부산시 울산시 경남도, 각 지역암센터와 함께 경품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즉, 9월 30일까지 암 검진을 받은 시민 중 1200명을 추첨하여 건강관리 물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쾌적한 시기에 검진도 일찍 받고, 건강도 챙기고, 경품에 당첨되는 행운까지 누릴 수 있어 ‘일석삼조’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주실 것을 희망한다.

다가오는 21일은 14번째 ‘암 예방의 날’이다. 이제 암은 더 이상 극복할 수 없는 불치의 병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의 1/3은 예방이 가능하고, 1/3은 조기 진단과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1/3은 적절한 치료를 하면 증세나 진행을 완화할 수 있다고 한다.

‘암 예방의 날’을 맞아 부울경 지역의 시도민 여러분께 ‘건강 적금’에 드실 것을 권고드린다. 국민건강보험에서 제공하는 암 검진을 꼬박꼬박 받으면 ‘건강’을 돌려 받을 수 있다. 조기에 받는 암 검진은 건강한 삶을 위하여 자신과 가족에게 주는 꼭 필요한 선물이기도 하다. 정기적 건강검진으로 우리 모두가 건강한 미래, 행복한 미래를 가꾸어 나가기를 소망한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