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테크 불렀다 치솟은 대팟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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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팟값이 폭등하면서 집에서 대파를 키우는 소위 ‘파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SNS에서는 파를 키우는 노하우가 공유되고, 마트에는 대파 재배용품까지 등장했다. 독자 제공

시민 김 모(62·부산 동래구 명장동) 씨는 한 달 전부터 집 베란다에서 대파를 키우고 있다. 최근 대파 가격이 급등하자 4400원에 한 단을 사서 직접 키워서 먹기로 했다. 화분에 대파 뿌리 12개를 심어 2~3일에 한 번 물을 줬더니 약 2주 뒤 잘라 먹을 수 있었다. 김 씨는 “한때 한 단에 7000원까지 가격이 올라 파를 집에서 심기를 결심했다”면서 “크게 신경을 안 써도 쉽게 자라고, 돈도 아낄 수 있어서 만족감이 크다”고 전했다.

대팟값이 폭등하면서 집에서 대파를 키우는 소위 ‘파테크’가 인기다. SNS에선 대파 키우는 방법 공유나 인증 사진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한때 한 단 7000원 훌쩍 넘자
집에서 ‘대파 키워 먹기’ 열풍
SNS 검색하면 수만 건 주르륵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전국 대파 kg당 도매가는 4432원이다. 1년 전 1056원보다 4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특히 부산은 4500원으로 서울, 대전 등과 함께 전국 최고 수준이다. 그나마 조금 떨어진 게 그 정도다. 한 달 전에는 전국 평균 5548원이었다.

대파가 ‘금(金)파’가 된 것은 올 1월 한파와 전국적인 폭설로 인해 생산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낮았던 것에 비해 최근 가격 상승은 시민에게 비싸게 느껴지는 원인이다. 특히 부산의 경우 대도시라서 수요가 많아 가격 상승폭이 더 크다.

치솟는 파 가격에 사람들은 집에서 직접 대파를 키우기 시작했다. 이른바 ‘파테크(대파로 하는 재테크)’다. 비트코인처럼 가격이 급등한 걸 빗대 ‘대파코인’이라는 신조어나 나올 정도다. 일부 대형마트에 가면 대형 화분과 화분세트 등이 포함된 대파 재배용품까지 판매한다.

대파는 키우기가 쉽다. 대파 뿌리를 잘라 배양토나 물에 담가 놓으면 새순이 올라온다. 보통 2~3주 정도 후면 길쭉한 파가 올라와 자라난 부분을 잘라 먹을 수 있다.

SNS나 맘카페 등에는 파테크 인증이 줄을 잇는다. 인스타그램에 대파를 검색하면 7만여 건 정도의 게시물이 나온다. 대부분 집에서 대파를 키우는 모습이나 키운 대파로 음식을 해 먹는 사진이다. 한 네티즌은 “대파가 너무 비싸서 한 단을 산 김에 뿌리 쪽을 잘라서 화분에 몇 개 심었다”면서 “신기하게 일주일 만에 3~5cm 정도로 컸고 어서 빨리 잘라서 요리해 먹고 싶다”고 글을 올렸다.

지난해부터 집에서 대파를 키우는 김 모(39·부산 남구 대연동) 씨는 “처음엔 아이들의 교육용으로 대파 10뿌리 정도를 키우기 시작했다”면서 “날이 풀리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져 ‘저게 가격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하며 뿌듯해한다”고 전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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